축제의 진화
축제의 진화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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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어릴 때 개천예술제는 은행잎이 거리를 노랗게 물들일 쯤 열렸다. 이전에는 영남예술제라고 칭했고 모든 진주시민이 축제로 하나가 되는 범시민적 행사였다 일년에 단 한번 수확한 농산물을 갖고 나와 진주의 친척집에서 며칠씩 머물며 한 해의 농사로 지친 몸을 힐링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예술제는 무엇보다 먹을 것이 풍부했다. 밤, 땅콩과 햇과일이 입맛을 유혹했고 야바위꾼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어른들은 박보장기에, 어린이들은 물방개와 한지를 몰아 만든 제비뽑기, 팽이돌리기, 화투짝 맞히기에 빠져들어 주머니를 털린 추억이 있다. 지금도 개천예술제가 다가오면 아련한 추억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래서 음력 10월 3일에 열리는 개천예술제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예술제보다는 유등축제가 더 큰 축제가 되고 말았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지금은 유등축제의 유료화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도리 없이 진주시민은 찾아온 친척들에게 유등축제를 보여주면서 자신은 공짜로, 손님은 돈을 내고 구경시키는 인심 야박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일년내내 끌었던 유료화 논쟁은 소모적이다. 담겨 있는 콘텐츠가 중요하고 진주시민의 긍지가 살아 있는 축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유등축제의 정체성과 예술제의 진화도 그러하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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