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춘] 웃음으로 사는 김기순씨
[영원한 청춘] 웃음으로 사는 김기순씨
  • 김송이
  • 승인 2016.08.21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9세까지 88하게 살고싶어요"
▲ 기자와 인터뷰중인 이번주 영원한 청춘 주인공 김기순(인사동·70) 씨. 올해로 벌써 11년 째 종합 복지관에서 웃음 운동 수업을 듣고 있다.

“하나, 둘, 셋, 넷, 하! 하! 하! 하!”

나이 지긋한 어르신 200여 명이 함께 외치는 구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웃음 운동을 배우기 위해 복지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발을 구르고 손뼉를 치며 한참을 신나게 웃으셨다.

그리고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어머님 한 분. 첫째 줄에 앉아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활기차게 웃음 운동에 열심히인 오늘의 주인공 김기순(진주시 인사동·70) 씨를 만났다.

“올해로 벌써 11년째에요. 한 주도 안 거르고 열심히 다니죠. 삶이 바뀌었다니까요.”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면 웃음운동학 수업을 들으러 복지관을 찾는다는 김기순 씨는 하루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산다고 했다. 몸과 마음이 병들어 사는 낙이 없던 10여 년 전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라고.

“일흔을 넘은 지금이 예순 살 때보다 덜 아파요. 온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었고 우울증도 앓았거든요.”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지만 남편과 너무나 다른 성격에 어느 날 김 씨는 병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했다.

“우리 아저씨는 느긋한 성격이거든요. 나는 성질이 좀 급해요(웃음). 나는 뭐든 빨리빨리 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데 아저씨는 안 그러니까 화병 비슷한 게 났었나 봐요. 사는 게 무기력해지고 그냥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 그랬죠.”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이었던 그녀는 언젠가부터 사는 게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우울증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마냥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드니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고.

 
▲ “신바람 웃음 운동덕에 살맛 나요” 지난 18일 인사동 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웃음 운동 수업에 참석한 이번 주 영원한 청춘 주인공 김기순(인사동·70) 씨.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열심히 웃음 운동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친구 추천으로 나오게 됐어요. 근데 처음에는 좀 이상하더라고요. 그냥 무조건 웃으라니까 이상할 수밖에없지요.”

김기순 씨는 웃음 운동 수업을 ‘일부러라도 웃는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11년간 연마한 ‘일부러 웃기’ 방법은 다양했다. 어깨, 가슴, 배를 번갈아 치며 웃는 ‘전신건강 박수’, 발 구르고 손뼉 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웃는 ‘신바람 웃음 운동’, 친구와 통화하며 박장대소하듯 웃는 ‘핸드폰 웃음’, ‘여봐라~ 스트레스는 다 떨어져 버리라고 전해라~’라고 크게 외치며 호탕하게 웃는 ‘장군운동 박수’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루 한 시간씩은 의무적으로 웃는 시간을 보내니 머리가 말끔해지는 기분이에요. 건강웃음은 젊은 사람들한테도 꼭 추천하고 싶어. 요즘 스트레스 때문에 안 힘든 사람이 없잖아요.”

이제는 습관처럼 집에서도 혼자 시간을 보낼 때면 손뼉을 치며 큰 소리로 웃어버릇한다는 김기순 씨. 덕분에 얼굴도 밝아지고 몸과 마음이 예전 본인의 것으로 그대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랑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이랑 구호처럼 꼭 외쳐요. 우리가 하는 운동을 ‘구구 팔팔(9988)’ 운동이라고도 부르는데 구십구 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뜻이에요. 지금만 같으면 거뜬할 것 같아요.”

병원 약을 달고 살며 늘 화가 나 있던 삶이 아이러니하게도 일부러 웃기 시작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는 그녀. 행복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몸소 체험하며 매일을 즐겁게 살고있는 김기순 씨의 또 다른 10년을 응원한다.

글=김송이기자·사진=임효선기자



▲ “신바람 웃음 운동덕에 살맛 나요” 지난 18일 인사동 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웃음 운동 수업에 참석한 이번 주 영원한 청춘 주인공 김기순(인사동·70) 씨.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열심히 웃음 운동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