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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52>함양 오봉산상큼한 숲길에 설레는 산행…릿지구간도 인기 있어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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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14  00: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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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조릿지 정상부근에 있는 트롤라인 브릿지 구간. 사진제공=진주클라이밍클럽


함양 오봉산은 높지 않은데다 규모도 작아 일반 등산객에는 그리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암릉이 많아 산악 클라이밍을 즐기는 마니아층에는 제법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이 구간 7부능선부터 정상까지에는 ‘태조릿지’라는 걸출한 천연 암벽장이 있어 클라이머들이 심심찮게 찾는 곳이다. 취재팀은 등산을 안내하는 산행인 만큼 릿지구간을 지나지 않고 일반등산로를 택해 산행했다.

다만 암벽산행에 심취해 있는 지인으로부터 오봉산 태조릿지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그는 도내에서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거창 우두산 실크로드, 밀양 백운산 소나무릿지, 사천 와룡산 슬랩, 김해 무척산 릿지와 견줘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암릉이라고 했다. 실제 오봉산 암릉은 위험이 덜한데다 아기자기하고 스릴이 넘쳐 초·중급 클라이머에게 딱 맞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 부근에 자일을 이용해 협곡을 건너는 트롤리안 브릿지는 한층 더 스릴 있는 암벽산행을 즐길 수 있다.

 
   
▲ 오불사


▲등산로: 가재골농원 주차장→사과밭→사방댐→쉼터→태조릿지·정상 갈림길→능선→전망대→정상→안부 갈림길→무명봉(반환)→안부갈림길(하산)→약샘→오불사→24번국도→가재골농원 주차장 회귀. 5km, 휴식포함 3시간 20분 소요.

▲함양읍에서 24번국도를 타고 인월 방향으로 가다가 중간지점에서 몇 개의 커브 길을 돌면 오른쪽에 가재골농원이 나온다.

오전 9시 18분, 가재골 입구 주차장에서 보이는 공중화장실 앞쪽이 등산로 초입이다. 안내도는 길에서 40m 떨어진 숲에 있어 농원주인에게 등산로를 물어봐야 한다.

왼쪽 언덕 위에 전원주택처럼 가재골농원이 있고, 오른쪽 사과밭 사이로 난 임도를 따라 오르면 된다. 길가에는 벌써 익은 자두와 아직 덜 익은 사과가 햇살을 받고 있다.

곧 나타나는 사방댐은 가재골의 산사태 및 토석류로부터 하류지역 인명과 재산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로 경남도 산림환경연구원이 최근 건설했다.

계속된 가뭄 때문에 댐에도 계곡에도 물이 별로 없다. 졸졸 거리며 흘러가는 계곡에 바위를 들쳐 봐도 가재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상큼한 숲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앞서 산행을 설레게 했다.

 
   
▲ 익어가는 자두


산행객이 많지 않은지 어슴푸레 한 등산로에는 온통 키큰 쐐기풀과 가시덤불 지천이어서 얼굴과 팔을 할퀴었다. 따끔따끔한데도 별 말이 없이 따라 오르던 일행은 쉼터에 앉자마자 불만을 쏟아냈다. 실제 드센 풀에 긁혀 독이 올랐는지 팔뚝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태조릿지 암릉을 잠시나마 가까운 곳에서 보려고 했으나 찾지 못했다. 암릉으로 가려는 사람들은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첫 이정표는 숲속에 숨어 있다. ‘오산 정상 1.1km 하산길 1.1km’라는 새김글로 미뤄 정상까지 2.2km임을 알 수 있다. 몇 개의 쉼터를 지나 한 시간을 넘긴 오전 10시 14분께 첫 능선에 올라선다.

정상은 왼쪽 600m 지점에 있고, 오른쪽 2.8km 지점에 옥녀봉이 있다. 왼쪽으로 붙으면 본격적인 오름길. 곳곳에 로프가 설치돼 있다. 제법 드센 비알이지만 로프 덕에 위험한 산행은 피할 수 있다.

 
   
▲ 정상부근에서 지리산 방향을 바라보는 모습


바위 전망대. 왼쪽 맞은편 하얀 화강암이 빛을 발하는 암릉, 태조릿지의 우람한 바위 능선이 드러난다. 이쯤에서는 거의 평평한 길이어서 여유를 갖고 산행할 수 있다. 어느새 시원해진 솔바람이 활짝 편 가슴에 안긴다.

뒤를 돌아보면 피라미드형 옥녀봉(3.5km지점)이, 그 뒤 2.5km지점에 천령봉이 있다, 옥녀봉∼천령봉구간은 묵은 솔잎이 쌓인 길로 삼림욕을 하기 좋다고 한다.

‘태조릿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요샛말로 ‘아재개그’다. 대구의 한 산악클라이밍 회원 중 이선계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평소 부르는 이름이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와 구분이 잘 안돼 그의 별명을 그냥 태조라고 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공교롭게도 십 수년 전 이 산에 와 처음으로 암벽루트를 개척하면서 이선계와 발음이 비슷하니 별명을 따 아예 태조릿지라고 했다고. 높이 20m, 길이 20m의 협곡 양쪽에 암릉이 버티고 있어 자일을 이용해 이동하는 트롤리안 브릿지산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근래에는 고난도의 코스가 새로 개척돼 클라이머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일반산행객은 위험하기 때문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전 11시, 오봉산(해발 879m)정상에 닿는다. 남쪽에 삼정산 너머 지리산 천왕봉이 조망되고 동북쪽에 함양읍 시가지가 위치하고 있다. 항상 서리가 내린다고 해서 한자 서리 상(霜)을 써 상산 혹은 서리산으로 부른다. 남원시 등지에서 보면 봉우리가 다섯이라 오봉산이라고도 불린다.

서기 1380년 고려 우왕 6년 이성계 장군이 황산벌대첩에 앞서 5000명의 장병을 매복시켰던 큰골이 있고 바위능선 중간에 왜구를 대파한 곳으로 장군대좌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오봉샘터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전북 도계에는 신라와 백제의 경계를 이뤘던 경상남도 기념물 제172호인 팔령산성이 있다.

 
   
▲ 무명봉 부근에서 바라본 오봉산 정상암릉. 메인


정상을 확인한 취재팀은 암릉구간 반대편으로 고도를 낮췄다.

고도는 급격하게 낮아진다. 안부 지점 갈림길에서 왼쪽이 하산길이지만 취재팀은 오봉산세를 온전하게 보기 위해 곧바로 직진했다. 20여분 진행하면 무명봉이 나오는데 제법 넓은 곳이어서 휴식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무명봉에서 반환한 뒤 안부 갈림길에서 하산 길에 접어들면 과거 암자가 있었던 넓은 터가 나오고 그 옆에 약수터가 있다. 오봉산 유일의 용출샘물인 오봉약샘이다. 해발 725m의 높은 곳인데 아무리 가물어도 사철 솟아오르는 물의 양이 일정하고 물맛이 좋기로 이름난 샘물이다. 산 아래 가재골에 물이 말랐는데 산정부근에 물이 나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안내판엔 게르마늄을 비롯한 몸에 이로운 미량원소의 함유량이 많다고 돼 있다.

 
   
▲ 물맛이 좋기로 이름난 오봉산 약샘


전설에 의하면 아들을 두지 못한 이 지방 사람들이 아들을 낳기 위해 한약을 달일 때 애용했다고 한다. 양지가 바르고 바람이 적어 겨울에도 땅이 얼지 않는 오봉산 서기가 어린 곳이라 한다.

하산길에서 왼쪽 오봉산 정상부근에 우뚝한 2개의 암릉이 보인다. 누이가 남동생을 업은 모습이라면 과장일까. 암릉은 고도를 낮출수록 시시각각 아름다움을 달리한다.

곧이어 오불사, 오봉산을 배경으로 좋은 위치에 앉았지만 스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맞은편 언덕에 밭을 개간하는지 사람은 보이지 않고 연기만 피어올랐다.

시멘트 임도를 따라 오봉산 요양원 앞으로 내려오면 24번국도와 다시 만난다. 큰 길에서 가재골 입구까지는 10여분이 소요된다. 원점회귀 오후 1시 40분 산행 종료.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 암릉에 자라는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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