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의 리더 선발
마사이족의 리더 선발
  • 경남일보
  • 승인 2016.09.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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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국 (김해구산초등학교 교장)
신상국
아프라카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분이라면 마사이부족에 대해 알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이 마사이족의 일상사를 몇 년 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는데, 지금도 필자의 뇌리에 그 내용이 남아 있는 것은 마사이족의 리더 선발과정을 보면서 느낀 충격 때문이다.

내용은 케냐에 거주하고 있는 마사이족의 일상사였다. 방송에서 마사이족이 가축을 지키기 위해서 젊은이들을 일정기간 군인처럼 가축지킴이로 보내는데, 그 중 리더를 선발하는 의식을 시청했다. 리더를 선발하는데 모두가 서로 리더가 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리더가 된다는 것은 책임감도 있지만 명예로운 것이고 또 한 집단을 통솔한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자아실현과도 관련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서로가 리더가 되지 않으려고 하니 말이다.

그에 대한 답은 선택에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소중한 것이란 자신의 가족과 가축이다. 리더가 되는 순간 리더는 바로 이 소중한 가족과 가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만약 리더가 돼 가축을 선택했을 경우는 가족들이 저주받고, 반대의 경우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둘 다 버릴 수 없는 경우이다.

가족이란 우리에 있어 혈연에 의한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이를 사적으로 본다면, 가축지킴이의 리더는 공적인 것이다. 그 당시 필자는 이 선택 문제 때문에 상당히 고민했다는 기억이 있다. 마사이족이 아마도 이런 선발과정을 통해 리더를 선발하는 것은 리더에 대한 보다 엄격한 공적인 자질 요건의 요구 때문이라고 그 당시 나름대로 생각했다.

공(公)의 한자적 의미는 사(私)를 억누르는 모양에서 나왔다고 한다. 사(私)가 ‘벼를 내 것’으로 한다는 형상이면, 공(公)은 사적(私慾)으로 ‘내 것으로 하는 것을 막는’ 형상이다. 어차피 누군가는 가축을 지키는 집단을 통솔해야 한다, 그러면 개인의 가축보다 공동체 전체 가축을 소중히 여기는 성품을 가진 자를 선발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이 된다는 점을 마사이족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행동은 결국 사와 공이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배우고, 이를 실천한다는 것은 사는 사답게 하고, 공은 공답게 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상국 (김해구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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