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불법 온라인 도박 ‘위험수위’
청소년 불법 온라인 도박 ‘위험수위’
  • 이은수
  • 승인 2016.09.21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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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화하는 도박 실태
그래픽=박현영미디어기자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이 사이버 세상에서 불법도박의 유혹에 휘청이고 있다.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 중 상당수는 속칭 ‘먹튀’의 피해자가 되거나 범죄 가해자까지 된다. 특히 청소년들은 죄의식조차 없이 불법 도박을 ‘또래문화’처럼 여기고 있다. ‘억’ 소리나는 ‘책상밑 도박’ 근절을 위해 교실 속 청소년 도박실태를 살펴봤다.

◇하루 288회 베팅 가능한 신종 도박 기승

청소년들이 이용하고 있는 온라인 불법 도박이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5분단위로 하루 288회 베팅이 가능한 신종 도박 이 기승을 부리며 중·고교생들이 쉬는 시간에 접속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신종 도박은 기존 스포츠 경기결과 예측 방식보다 간단한 룰의 게임을 추가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0분 남짓한 휴식시간에 도박 사이트의 접속자가 폭주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사다리 게임’은 홀수·짝수의 단순한 결과를 예측해서 베팅한 돈의 1.9배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달팽이 레이싱’은 경마와 비슷하지만 말 대신 3마리의 달팽이가 경주를 펼친다.

◇성인 인증절차 없이 도박사이트 가입

A군(19·고3)은 “사다리나 달팽이 같은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는 ‘시시하다’ 는 생각을 했지만 스포츠 경기에서 잃은 돈을 단시간에 되찾아야 겠다는 생각에 게임을 계속했다”며 “스포츠토토와 달리 경기 시간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룰도 간단하고 5분 간격으로 계속 진행되는 탓에 더 많은 돈이 오간다”고 전했다.

실태 파악을 위해 청소년들의 안내로 한 사이트에 접속해봤다. 메일 주소 등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으로도 가입이 가능했다. 실제 돈이 오가는 도박 사이트지만 성인 인증 절차도 없이 가입 신청 버튼을 누르면 사이트 측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사이트를 소개해준 지인의 이름을 묻기만 했다. 미성년자도 소개만 받으면 얼마든지 가입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불법 사이트들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경찰의 단속도 쉽지 않다.

◇청소년들 불법 도박 사이트 모집책 활용

청소년들이 이 도박 사이트의 모집책으로 가입시키면 얼마의 수수료를 주는 방식의 역할을 하면서 주변 청소년들까지 쉽게 도박에 빠지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피해자가 되거나 범죄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B군(19·고3)은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2년간 도박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계속 빚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던 중 여러 개의 도박 사이트에 가입, 첫 가입 축하금의 10%를 주는 충전 금액을 모은 뒤 도박 사이트를 이용했다.

이 학생은 여러 사이트를 경험하면서 불법 사이트의 운영 시스템을 알게 됐고 다른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모집책 제안도 받았다고 했다.

유승훈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남센터장은 “청소년들에게 도박 사이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도 있고 돈을 구할 수 있는 대출 카페까지 구축돼 있을 정도”라며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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