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단식투쟁
정치인의 단식투쟁
  • 정영효
  • 승인 2016.09.30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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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7일만인 지난 2일 단식을 중단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었다. 단식 중단은 청와대와 여야 중진 의원들의 막후 협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단식은 특정 목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음식과 음료의 섭취를 자발적으로 끊는 행위를 말한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종교에서 필수적인 수행법의 하나로 널리 이용해 왔다. 일부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혹은 다이어트용으로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정치사를 보면 정치인들은 거대 권력에 저항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단식을 투쟁 수단으로 주로 이용해 왔다. 과거 야당 대표들은 권력에 맞서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투쟁을 통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 사례가 많았다. 야당 대표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은 23일간 단식으로 직선제 개헌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일의 단식으로 내각제 철회와 지방자치제 시행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정치인의 단식 투쟁은 대부분이 권력에서 소외되고 밀려난 야당 대표·국회의원이거나 야권에서 했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이번 여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이제 생명을 담보로 한 정치인의 단식투쟁이 여야를 가리지않고 강행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 역량이 갈수록 더 퇴보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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