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문해교육기관 공모전 선정 시·산문집 출간
전국 문해교육기관 공모전 선정 시·산문집 출간
  • 연합뉴스
  • 승인 2016.10.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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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학생들의 절절한 고백…‘보고시픈 당신에게’
 50∼70대의 나이가 돼서야 한글을 깨친 이들이 마음속에 오랜 세월 담아둔 한(恨)과 부끄러움, 가족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시와 산문으로 썼다.

 이런 특별한 사연이 담긴 글 89편을 모은 책 ‘보고시픈 당신에게’(한빛비즈)가 최근 출간됐다.

 사단법인 전국문해기초교육협의회와 한빛비즈가 주최한 공모전에 전국 30여 개 문해교육 기관이 참여해 480여 편의 시화와 산문 작품을 접수했고, 여기서 87인의 작품 89편을 뽑아 책으로 묶은 것이다.

 평생 글을 알지 못해 당한 서러움과 부끄러움, 늦게나마 글을 깨쳐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를 얘기한 글들이 많다. 침침한 눈과 기억력으로 어렵게 글을 배우고 공부하느라 겪는 어려움도 토로한다.

 책에는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리고 삐뚤빼뚤한 손글씨로 쓰인 원문이 그대로 실려 글의 진정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어린 시절 제때에 글을 배울 수 없었던, 저마다의 고난이 담긴 인생역정은 독자에게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죽을 똥 살 똥 일을 해도 펴지지 않는 살림살이/아침마다 학교 가는 옆집 순덕이 숨어서 보며 살았다.//동생 업고 교실 밖 창문 너머로 순덕이 얼굴 선생님 얼굴 몰래 훔쳐보고 /돌아오는 길에 애꿎은 동생 엉덩이만 꼬집었다. 우는 동생 엉덩이를 더 때려주고 언제나 눈물 찔끔//교실 안에서 공부하는 나/이제 구경꾼 아니라 학생이다./어릴 적 순덕이처럼/나도 공부하는 학생이다.” (하채영 씨 ‘나도 공부하는 학생이다’)

 전국문해기초교육협의회 김인숙 대표는 책머리에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글을 모르는 비문해자들이 264만 명이나 된다. 60∼70대 성인 여성 10명 중 5∼6명이 문해교육을 필요로 한다”며 “이 책을 통해 문해교육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져 문해 학습자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썼다.

연합뉴스



 
신간 ‘보고시픈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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