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개천절
안명영 (진주 명신고등학교장)
[교단에서] 개천절
안명영 (진주 명신고등학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6.10.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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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했다. 기원전 2333년, 즉 단군기원 원년 음력 10월 3일에 단군이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을 건국했음을 기리는 뜻에서 제정됐다. 다른 사이트에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것을 기념하는 날 등으로 조사됐다. 나라를 세웠는데 개천이 적합한가. 단군은 누구인가. 개천절 노래가사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에서 단군은 겨레의 할아버지라 한민족의 시조이시다. 조선을 건국해 1000여 년 동안 다스렸다. 주나라 무왕이 기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은 아사달의 산신이 됐다고 한다.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웠다에 조선을 세웠다고 하면 단군왕검은 단군의 다른 표현이며 개국자로 볼 수 있겠다. 고조선이라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조선은 실제로 있었던 나라를 지칭하는지, 아니면 전후 조선을 구분하고자 고(古)조선이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조선의 국호는 중국 주나라 무왕 때부터 죽서에 기록돼 있으며, 또 춘추 때 서경에도 명백히 조선이라는 국호가 기록돼 있다고 한다. 이성계는 국호를 명나라 태조 주원장에게 청한다. 이에 조선이라는 칭호가 아름답고 전래한 지가 오래돼 조선으로 재가한다고 했다.

고조선이라는 국명은 고려 충렬왕 7년(1281) 일연에 의해 편찬된 삼국유사에 처음 등장하는데 위만조선과 같이 나중에 출현한 조선보다 더 오래된 조선이라는 뜻으로 사용됐으며 단군조선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는 것이다. 이성계의 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고조선으로 불린다는 말은 이치에 어긋난다. 일연은 111년 뒤에 세워질 조선을 예견할 수 있겠는가.

왕이란 중국에서 천자의 칭호로 시작되다가 제후들이 왕을 자칭해 그 가치가 폭락되자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에 가서 황제로 변경된다. 따라서 왕은 직위 내지는 직책이지 사람이 아닌 것이다. 왕이라는 칭호가 사용되지 않았던 고조선에 단군은 통치자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천년을 살 수 없어 고조선의 통치자는 여러 명이고 개국자는 단군왕검으로 정리해야 할 것이다.

자신을 알아야 주인으로서 삶을 살 수 있듯이 한국이 세계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알아야 한다.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되고 햇볕에 바래면 역사가 된다고 했다. 단군신화를 햇볕 속으로 끄집어내고 고조선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하지 않을까.
 
안명영 (진주 명신고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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