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리더스 다이제스트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리더스 다이제스트
  • 경남일보
  • 승인 2016.10.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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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잡지는 인쇄매체인 신문과 더불어 정보소통의 중요한 매체이다. 인쇄된 말이나 그림에 의한 본격적인 표현·전달 활동은 1451년 서구에서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술의 발명에 의해 가능해졌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뜻의 활자문자로서의 책과 잡지는 19세기 후반의 윤전기와 사진제판기술의 발명 및 20세기에 있어서의 그라비어 인쇄와 색채인쇄기술의 발명에서 비롯하여 대량화와 대중화가 가능해졌다. 세계에서 텔레비전 보급률이 높은 나라도 책과 잡지의 발행수량은 여전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통 잡지라 하면 특정한 주제에 대해 집필자의 사상·주장·경험·기록·창작 등을 문자·사진·그림 등으로 표현된 것을 편집하여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출판물로서 이해되고 있다. 신문과의 차이점으로는 신문이 뉴스와 정보전달에 그 비중을 두지만 잡지는 그 발행의 시간적 성격 등으로 의견·주장에 의한 계몽이나 주제의 치밀한 분석에 역점을 두는 점, 오락 제공에 그 특질이 있다는 점이다.

잡지의 형태를 갖춘 최초의 정기간행물은 함부르크의 신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요한 리스트가 창간한 ‘에르바울리헤 모나츠 운터레둥겐’(1663-68)이다. 이어 1665년에 파리에서 간행된 ‘주르날 데 사방’은 책의 요약과 작가의 작품목록, 철학·문학·과학 등 여러 분야의 보고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것을 모방하여 같은 해에 영국에서는 왕립협회 회보인 ‘필로소피컬 트랜잭션스’가 창간되었다. 41년 미국 최초의 잡지 2종이 필라델피아에서 창간되었을 때도, 그 이름은 ‘아메리칸 매거진’과 ‘제너럴 매거진’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발간된 잡지는 1896년에 민간구국단체인 대조선독립협회회보로 40여 쪽의 분량으로 뉴스, 외국소식, 한국독립에 대한 정보 등 간단한 정보를 전했던 한국의 잡지 시초로 인정하고 있다.

매스 커뮤니케이션지인 ‘갤러거 리포트’에 따르면, 1000만 부를 넘는 잡지는 ‘리더스 다이제스트’ ‘TV 가이드’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5개지가 꼽힌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장로교회 목사의 아들인 드윗 윌리스가 가장 최근의 중요 기사들을 간추려서 읽기 쉽게 요약하고 이를 중편 소설 정도의 두께의 잡지로 출판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출간하게 된 잡지이다. 처음엔 어느 누구도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윌리스와 그의 약혼자인 라일라 애치슨은 사무실을 열고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편지로 보냈다. 2주일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3달러가 동봉된 1500통의 구독신청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1922년 2월에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처음으로 간행되어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른 잡지사들이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그들의 기사를 요약해서 다시 인쇄하는 것을 기꺼이 허용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잡지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통하여 홍보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판매 부수가 늘어나면서 다른 잡지사들이 구독자와 광고를 뺏어가는 경쟁상대로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유력 잡지사들이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자신들의 기사를 무단으로 전제하는 것을 금지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윌리스는 1933년 다이제스트의 성격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를 내놓게 된다. 그것을 필자에게 다른 잡지에 기고하도록 의뢰하고 원고료도 지불하는 한편, 하나의 단서를 붙이는 것이었다. 글의 일부를 윌리스가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는 것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방법이었지만,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소규모의 잡지사들은 윌리스의 아이디어를 크게 환영하였다. 아무튼 이러한 관행은 1950년대에 중단되었지만, 이 당시 이웃과의 교류와 선한 일을 기리는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연간 수입은 이미 300만 달러에 이를 정도였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리더스 다이제스트 요약 독서 클럽을 조직하게 되면서, 1960년대에 이 잡지의 판매부수는 무려 1500만부에 달하게 된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리더스 다이제스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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