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받은 초유의 국감
F학점 받은 초유의 국감
  • 경남일보
  • 승인 2016.10.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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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지난 14일 각 부처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종료됐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집권 여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일주일 늦게 시작된 20대 국회 첫 국감은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는 19대 국회 국감과 똑같아 변화한 게 하나도 없다.

새 출발을 다짐한 20대 국회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올해 국감도 역시나 구태(舊態)를 벗지 못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막말’, ‘고성’, ‘맹탕’, ‘엉터리’ 국감이라는 비판이 어김없이 나왔다. 오죽했으면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은 “모니터를 시작한 18년 만에 처음으로 F학점을 줄 수밖에 없는 초유의 국감”이라고 평가했다. 모니터단은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은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도 D학점을 준 바 있다. 이번 국감은 누가 성적표를 매겨도 낙제점을 면치 못할 것 같다.

첫 일주일은 야당만 참여한 가운데 진행돼 피감기관 235곳 중 98곳의 국감이 무산됐고, 137개도 야당만이 참석하는 ‘반쪽짜리 국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여당이 뒤늦게 합류한 뒤에도 ‘막장 국감’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야당은 정권 수뇌부를 겨냥한 의혹 공세에 집중했고, 여당은 공세를 방어하는 데 급급했다. 여야가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나 몰라라고 하고 국감장에서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국 주도권 싸움만 벌인 꼴이다. 공방만 있고 대안은 없는 ‘불임(不姙) 국감’에 대해 여야 모두 깊이 자성할 때다.

이런 상황에서 ‘국감 무용론’ 나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하다. 해마다 국감이 끝나면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지금껏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언제까지 알맹이 없는 추궁과 품격 잃은 공방만 할 건가. 이제라도 국감을 정국 주도권이나 차기 선거에 유리한 구도를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은 여야를 떠나 국감과 상임위 활동의 연계를 강화해 상시 국감 체제로 운영하는 제도적, 절차적 보완책을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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