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돌잔치 가족끼리 하기로 했어요”
“아이 돌잔치 가족끼리 하기로 했어요”
  • 김송이
  • 승인 2016.10.1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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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영향 따라 달라진 가정 풍속도
그래픽=박현영미디어기자

최근 경남지역 모 ‘맘카페’(어린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 정보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공무원 남편을 둔 주부 A씨는 내년에 있을 아이 돌잔치 장소를 물색하다 마음을 바꿨다. 돌잔치가 문제가 돼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될까 싶어서다. A씨의 지인 역시 공직자 남편 때문에 최근 돌잔치 장소와 주문한 답례품 모두를 취소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돌잔치는 경조사에 해당하지 않아 가족끼리 치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해당 법은 직무 관련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100만 원 이상의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하는 공직자·교사·언론인 등에 2~5배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사교, 의례, 부조의 목적으로 받는 경우 식사는 3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 선물은 5만 원 범위 안에서 예외가 적용된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는 돌잔치가 김영란법이 정한 경조사(결혼·장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관련 직종 종사자는 돌잔치에 온 손님에게 경조사비를 현금으로 받을 수 없다. 5만 원 이내의 선물은 받을 수 있지만 사실상 돌잔치에 들어가는 비용 대부분을 경조사비로 충당하는 가정이 많아 이를 받지 않고 많은 손님을 초대해 돌잔치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처럼 김영란법이 가족 행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업계 또한 울상이다.

돌잔치, 환갑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 대표 B씨(창원시·34)는 “가뜩이나 지역 경제가 불황이라 가족 행사를 조촐하게 치르는 분위기다”며 “얼마 안되는 예약 건도 곧 취소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진주시 업체 사정 또한 비슷하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김영란법 관련 문의가 많다. 며칠 전에도 교사 부모라 어쩔 수 없이 예약을 취소해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씁쓸해했다.

김송이기자 song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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