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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55>김천 대덕산 초점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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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1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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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남성


대덕산(1290m)은 백두대간 영역으로 우리 고장 거창과 전북 무주 무풍면, 경북 김천 대덕면에 걸쳐 있는 명산이다.

예부터 다락·다악산으로 불리다가 훗날 이곳에 이주한 사람들이 많은 재산을 모으는 등 산에서 큰 덕을 입었다고 해서 대덕산으로 불렸다. 선조 31년 정유재란 때 무신 이광악이 왜적을 물리쳤고 영조 4년 이인좌의 난때는 의병들이 반란군을 물리쳐 국난이 있을 때마다 고장을 지켜주었던 산이라는 것이다.

큰강의 발원지로도 유명하다. 대덕산에서 발원해 서쪽계곡으로 흘러 내리는 물은 금강의 최상류 발원지이다. 해발 980m 지점 동쪽 얼음폭포의 물은 낙동강에 합류한다. 북쪽 산 정상부분 약수는 가뭄이 심해도 마르지 않는 약수터로 이름났다.

대덕산 바로 옆 초점산은 거창 삼도봉이라고 부른다. 삼도봉이라는 지명이 여럿 있는데 가장 오래되고 대표적인 곳이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가 경계해 있는 민주지산 삼도봉이다. 예부터 조정에서 나라 땅을 팔도로 구분할 때 하삼도라 하여 기준을 삼았다. 또 지리산 반야봉 아래 경남 전남·북의 삼도 경계지점의 삼도봉도 있다.

정리하면 백두대간 등줄기가 가장 오래된 삼도봉(민주지산)을 지나 덕산재∼대덕산∼거창 삼도봉(초점산)∼빼재로 이어지다가 남쪽 끝 지리산 삼도봉으로 이어진다.


 

   
▲ 얼음골 약수

 

▲등산로; 백두대간 덕산재(백두대간과 국도 30호선 교차)→등산로 입구→얼음골폭포→얼음골약수→대덕산 정상→초점산(거창 삼도봉) 백두대간 헤어짐→수리봉(길 주의)→덕산2리 회귀. 약 8km에 휴식시간 포함 5시간 10분 소요.

▲오전 10시 30분, 국도 30호선이 지나는 백두대간 덕산재에서 출발한다. 국도를 따라 무주방면으로 넘어가면 유명한 나제통문이 있다. 일제강점기 무주와 김천을 연결하는 도로를 낼때 뚫은 터널로 높이 5~6m, 길이 30~40m 규모이다. 말 그대로 신라(羅)와 백제(濟)가 서로 통하는 문이라는 뜻을 지녔다. 그러나 실제 두 나라의 경계는 앞에서 언급한 덕산재이고 나제통문은 전남 무주 쪽에 지우쳐 있다. 신라 삼국통일 후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르는 경계였다.

인근 야산에는 약 270개소의 무덤과 파리소와 같은 연못이 있는데 이곳이 백제와 신라의 치열한 접경지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들이다. 파리소는 치열한 전투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주검에 날아든 파리가 많아서 부른 이름이라고. 신라가 가야를 제압하고 산맥을 경계로 백제와 국경을 맞대면서 양국은 육십령을 비롯한 경계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지리적으로 나제통문이 그런 곳에 해당해 백제와 신라의 군대가 자주 왕래했으리라는 짐작은 가능하다.

대덕산엘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간길로 길은 넓고 선명하다. 해발 644m 덕산재에서 출발해 1300m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오름길이다.


 

   
▲ 정상부근에서 만난 산행객(앞에서 첫번째 두번째). 이들은 재미교포로 미국 LA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하기위해 왔다고 했다.



30여분쯤 올랐을까. 정면에 산이 보였으나 안개와 구름이 휩싸여 높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다만 왼쪽 눈 위에 초점산이 살짝 보인 것으로 높이를 짐작할 뿐이었다.

오전 11시 20분, 왼쪽 샛길 10m 지점에 얼음골폭포라는 계곡이 있다. 한여름 이마에 땀을 씻어 더위를 가시게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서북쪽으로 흘러 낙동강 본류에 합류하는 물이다.

다시 오름길, 전망이 없으니 답답하고 고도를 높이는 일에만 열중할 수밖에 없다. 빛이 바래고 낡은 플라스틱 바가지가 놓여 있는 얼음골약수는 높은 지역인데도 수량이 많은 것이 신기했다.

집에서 가져왔던 물까지 억지로 다 마시고 다시 생수를 채워 배낭에 넣고 나니 든든하고 마음의 여유까지 생긴다.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물 한통의 행복이다.

갈색으로 말라 버린 나뭇잎이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달 초 몰아친 태풍 ‘차바’가 내륙의 산야까지 덮치면서 들라는 단풍은 안들고 시들어버린 것이다. 고운단풍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였다.

정상 500m 못미친 지점에 비교적 평평한 숲길이 나오는데 데크가 깔려 있어 목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나뭇가지에 이슬이 맺혔고 키 큰 갈대류의 식물들은 가을의 운치를 더했다.


 

   
▲ 안개가 낀 대덕산∼초점산 구간



낮 12시 15분, 헬기장이 있는 정상. 주변에 한두그루 나무 외에는 억새 등 잡목들만이 바람을 맞고 있었다.

정상석 뒤에 재미있는 글이 새겨져 있다. 영호남의 분수령이며 덕을 품고 있는 산으로 거대한 봉황이 날아가는 형상이다. ‘지금까지 이 산에서 기를 받고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중년의 산행객을 만났다. 시장했던지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John 황, gold star kathy라고 신분을 밝힌 그들은 백두대간을 종주하기 위해 미국 LA에서 왔다고 했다. 1년에 한 두 번 꼴로 휴가를 내서 오는데 이번이 세번째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산이 아름다워 백두대간을 세계적으로 홍보하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모자바위



오후 1시 15분, 정상을 떠나 고도를 한껏 낮췄다가 거창 삼도봉이라고 부르는 초점산에 닿았다.

이 산에서는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대간 길로 소사마을(3.2㎞)로 내려가는 길, 취재팀은 왼쪽 길을 택해 수리봉을 거쳐 덕산 2리로 방향을 잡았다.

모자바위를 지난다. 우는 아기를 업고 달래는 어머니의 모습과 흡사해 모자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기의 행복과 부모의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해마다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고 있다고.

오후 2시 15분, 수리봉은 위에서 보면 작은 바위에 지나지 않지만 아래로 내려와서 뒤돌아보면 엄청난 규모의 바위임을 알 수 있다. 보통 수리봉이라면 독수리 부엉이 매 등 수리류가 사는 바위쯤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바위는 생뚱맞게도 호랑이와 관련이 있다고 전한다. 옛날 아버지와 싸리나무를 하러갔다가 호랑이에게 아버지를 잃은 자식이 훗날 이 호랑이를 잡아 아버지의 원수를 갚았다는 곳이라고 한다.

수리봉에서 덕산2리로 내려선다. 급격한 내리막길로 안전산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길을 잘못 드는 경우 성근 너덜지대로 들어서는 경우가 있다. 반드시 수리봉 부근에서 길을 제대로 찾아야 덕산 2리로 내려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마가목 열매



덕산2리 온배미마을 도착했을 때 3시 30분을 가리켰다. 수리바위에서부터 이슬비를 맞았는데 산행을 완료했을 때 온몸이 다 젖어 있었다. 이슬비에 옷젖은 꼴이었다.

덕산2리는 김녕김씨 대사공파 집성촌이다. 단종 복위사건이 일어난 후 김숙연이 연좌를 피해 구성면 상거에 은거해 있다가 후손 김풍이 덕산으로 이거한 후 대대로 집성촌을 형성했다한다.

이 마을 온배미라는 지명은 마을이 대덕산과 주치령 국사봉에 둘러싸여 유난히 포근하다하여 한자 ‘따뜻할 온’을 써 그렇게 불렀다. 또 무주로 넘어가는 덕산재 아래 작은 산마루를 ‘주티’혹은 ‘주치’로 불렀는데 이는 고개에 산적이 자주 출몰해 산적이 나타나면 마을로 빨리 달려와야 살 수 있다고 해서 한자 ‘달릴 주’, ‘우뚝 솟을 치’를 써 주치라고 했다 한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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