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4차 산업혁명기 국토공간정보와 함께 살아가기
유은상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지역본부장)
[특별기고]4차 산업혁명기 국토공간정보와 함께 살아가기
유은상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지역본부장)
  • 유은상
  • 승인 2016.10.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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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상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지역본부장)

1966년 타임지에 ‘캘리포니케이션(Californication)’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캘리포니아(California)와 간통(fornication)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캘리포니아의 무질서한 개발로 나타난 경관의 황폐화, 부동산 가격 폭등, 교통체증, 범죄 등의 부정적인 현상의 확산을 지칭했다. 도시의 무질서한 개발은 이처럼 의도치 않은 공익의 훼손을 가져오기도 하므로, 행정기구를 통한 합리적인 계획과 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도시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과 문화의 사회적 공간이다. 그러하기에 도시, 나아가 국토를 둘러싼 공론의 장은 개인의 경제적 선택, 국토의 관리와 계획, 문화와 소통의 공간 등 여러 가지 요소로 혼재돼 있다.

모더니즘 도시계획은 20세기 초반에 등장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미국 건축가 루이스 헨리 설리번의 말은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지향점을 갖는 모더니즘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적 가치관이 충돌했던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으로, ‘수학적인 계산이 알려주는 당연한 형태’를 따라 만들어졌다는 이 건축물은 당시 ‘철판으로 엮인 역겨운 기둥의 검게 얼룩진 역겨운 그림자’ 때문에 비난받았다. 하지만 시대적 조류에 따라 모더니즘 도시계획은 주류적인 이론이 됐다.

이에 대해 반기를 든 사람은 1961년에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쓴 제인 제이콥스였다. ‘도심은 사람의 것’이라는 그녀의 주장은 큰 반향을 불러왔고, 서울시립대 정석 교수의 신간 ‘도시의 발견’에 따르면 이후 서구사회에서는 “모더니즘 도시계획의 장점은 살리되, 근대 이전의 도시에 있던 인간적이고 자연친화적이며 생태적인 장점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도시계획의 철학과 방법들이 크게 바뀌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 도시와 국토의 관리는 어떤 철학과 방법에 기대고 있을까. 기술문명의 첨단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이 바라보는 지향점에는 단지 기능성과 합리성만을 중시하는 모더니즘의 회귀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단순히 효율성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수성과 생활문화를 이해하고 공존을 모색하고 있는 듯하다.

필자는 2016년 한국PD대상을 수상한 MBC경남의 다큐멘터리 ‘낡은 집’을 인상 깊게 보았다. 우리가 개발과 성장만을 바라보던 긴 세월동안, 오래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간직한 근대 건축물이 우리 국토 곳곳에 숨어 있었다. 우리 LX한국국토정보공사 역시 오래되고 아름다운 마을, 문화재 및 자연을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유선방송사(CJ헬로비전)와 함께 경남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마을의 흔적을 기록해 송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주 첨성대의 3D정밀측량으로 지진 전후의 피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특정도서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함께 경남 도서지역의 자연생태계 보존과 활용을 위한 국토공간정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지난 2013년 이래 ‘도시재생특별법’에 따라 국가도시재생 기본방침을 수립하고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에 대한 국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 국토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3D측량 및 빅데이터 분석 등 관련 공간정보기술의 활용을 진지하게 모색할 시점이다.

유은상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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