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도내의원 제 갈 길 가나
새누리 도내의원 제 갈 길 가나
  • 김응삼
  • 승인 2016.11.0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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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친박계로 5:5로 나눠져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 파문으로 휘청이는 새누리당 내에서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총사퇴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르면 2일 열릴 의원 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박 “지도부 총사퇴”…친박 “사태 수습이 우선”=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직격탄을 맞은 새누리당은 지도부 총사퇴에 대해 도내 출신 12명의 의원 중 비박(비 박근혜)계와 친박(친 박근혜)계로 각각 5명씩 나눠져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비박계는 현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친박계는 사태 수습을 우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5선의 이주영 의원과 재선의 김한표 의원은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 총사퇴는 비박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그 가운데는 김무성 전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당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는 쪽은 4선 김재경(진주을)·이군현 의원(통영 고성)과 3선 여상규(사천 남해 하동), 재선 김성찬 의원(창원 진해), 초선 윤한홍 의원(창원 마산회원) 등 5명은 모임 참여에 적극적이다.

김재경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인적 쇄신과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예의를 지키고 말을 아끼기 보다는 침몰 전의 배를 건져야 할 때”라면서 “대통령의 존재와 직위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에 신뢰를 잃고 능력 부재가 드러난 마당에 그 권한 행사는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군현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그동안 친박·비박계도 아닌 중립적인 인사로 분류됐던 여상규 의원과 김성찬 도당위원장도 당 지도부 총사퇴에 동참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여 의원은 1일 비박계 중진의원 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지도부 총사퇴에 적극적이다. 김 위원장은 19대 때 김무성 전 대표시절 당시 국방위 간사를 맡고 있어 북한의 도발이있을 때마다 김 의원을 찾아 자문을 구했던 인연이 있다.

홍준표 도지사계로 분류되는 윤한홍 의원은 당 지도부 총사퇴 모임에 적극적이다. 윤 의원은 “청와대 눈치만 본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한 연판장에도 서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친박(친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박대출 의원(진주갑)과 이정현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윤영석 의원(양산갑)은 당 지도부는 사태 수습을 우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의원들과 잇따라 비공개 회동에 참석해 의견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 가까운 초선의 박완수 의원(창원 의창), 엄용수 의원(밀양 의령 함안 창녕), 강석진 의원(산청 함양 거창 합천)도 최순실 씨 사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친박계 ‘폐족’으로 가나=지난 11년간 우리 정치권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계파로 위세를 떨쳐온 친박(친 박근혜)계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2005년 제1야당의 주류로 시작해 이명박 정부 시절 ‘여당 내 야당’을 거쳐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키고 여권의 명실상부한 주류가 된 지 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박근혜’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계파 보스와 ‘영남’이라는 탄탄한 지역 기반의 양대 요소를 완벽하게 겸비한 친박계도 평범한 중년여성의 국정 개입 의혹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친박계의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은 수면 아래에서 잠행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친박연대’란 정당을 창당한 이래 친박의 맏형으로 불려온 서청원 의원 역시 입을 닫고 있다.

이정현 대표를 위시한 친박 지도부는 이미 당내 적지 않은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공식적으로 받고 있다.

이런 친박계의 세 위축은 지난 2007년 친노(친 노무현)계가 위기에 몰리면서 ‘폐족’으로 불렸던 현상과 매우 흡사하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친노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멸 위기에 몰렸다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재기에 성공, 현재는 제1야당의 주류로 부활했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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