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형’서 도경수와 남-남 케미 발산
“제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달라서 영화를 찍으면서 무척 힘들었어요. 대사 중 욕이 상당히 많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욕이 제 입에 착착 붙더라고요. 하하”
배우 조정석이 입을 열 때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26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형’ 제작보고회에서 조정석은 그의 장기가 코믹연기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형’은 사기전과 10범인 형이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던 동생을 15년 만에 찾아가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조정석은 유도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동생을 핑계로 가석방된 뒤 동생 집에 얹혀사는 뻔뻔한 형 고두식으로,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인 도경수가 동생 고두영으로 나와 ‘남남 케미’를 보여준다.
조정석은 “관객들이 제 코믹연기에 익숙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두식이라는 인물에 공감해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면서 “영화 속에는 ‘납득이’에 대한 오마주 같은 장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공연계에서는 스타였지만 충무로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 납득이로 눈도장을 찍은 뒤 ‘역린’(2014), ‘관상’(2013) 등의 영화에 잇따라 캐스팅됐다.
현재는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마초이면서도 찌질한 방송사 간판 기자로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평소 차분하고 진중한 성격이라는 조정석은 코믹연기의 비결을 묻자 “연기를 하기 전에 대본을 철저히 분석하는 편”이라며 “전체적인 숲을 봐야 그 속에서 제 역할을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돌 가수이지만 영화 ‘카트’, ‘순정’을 통해 연기력도 인정받은 도경수는 “그룹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는 것은 솔직히 힘들다”고 털어놨다. 도경수는 국가대표 유도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해 실제 선수 못지않은 유도 실력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형’은 ‘7번 방의 선물’을 각색한 유영아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고, ‘맨발의 기봉이’를 연출한 권수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개봉일은 30일이다. 최근 ‘럭키’가 500만 관객 돌파를 앞두는 등 코미디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어 ‘형’이 ‘럭키’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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