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시인, 시극 ‘순교자의 딸 유심이’ 발간
강희근 시인, 시극 ‘순교자의 딸 유심이’ 발간
  • 김귀현
  • 승인 2016.11.0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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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헌집에 남아있는 천주교 신자의 딸, 그 기록이 시극으로 되살아났다. 전라도 최초의 천주교 신자인 복자 유항검의 딸 유섬이의 일생을 담은 ‘순교자의 딸 유섬이’가 발간됐다.

과거 거제도호부사를 지낸 하겸락(1825~1904)이 쓴 사헌집 ‘부거제’에는 순교자 유항검의 딸 섬이의 삶이 남아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아버지(유항검)와 어머니(신희), 오빠 둘(유중철, 유문석) 등 일가족이 순교한 집안의 딸로, 어린 나이에 관비로 귀양을 간 땅 거제에서 생애를 마감했다.

기록은 지난 2014년, 유섬이가 세상을 떠난지 151년 만에 발견된 행적이다. ‘유처녀(유섬이)는 외로운 여인으로 그 몸을 정결히 하여 이 세상에서 71세를 살았도다. 그 곧고 깨끗한 정절, 원한 맺힌 기운이 구천에 사무친다’는 구절이다. 시극은 사헌집에 단편적으로 남은 유섬이의 생애에 상상력으로 숨을 불어넣은 결과물이다.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 저자 강희근 시인은 “처음 유섬이의 생애를 듣고 나는 도무지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며 “유섬이의 기록은 이 뿐이지만, 글을 짓는 시간은 유섬이의 생애를 역사적 배경과 상상에 의해 극화하면서 나 자신이 유섬이가 되는 시간이었다. 유섬이의 길을 따라 같이 기도하고 같이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섬이가 시대의 흐름에 떠다닐 때도 양모와 이웃들이 주변에 있었듯, 이 시극도 고마운 분들이 이웃으로 있었기에 났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작품은 전4막으로 제1막은 ‘피어린 초남이 마을’, 제2막 ‘안골의 달’, 제3막 ‘매화나무에 매화’, 제4막 ‘유처녀의 성(城)’으로 구성됐다. 시극은 유섬이가 가족들과 헤어져 관비로 묶여 오는 상황(1막)부터 거제에서 양반가에 위탁관리되는 시기(2막), 아리따운 처녀로 성장해 수많은 혼담을 물리치는 시기(3막), 정절을 지키기 위해 흙돌집을 짓고 그 속에 들어가 25년간 종교와 함께하는 시기(4막)를 담았다.

한편 이 시극은 천주교 마산교구 창설 50주년을 맞아 발간됐다. 더불어 내년 9월부터는 거제문화예술회관, 경남문화예술회관, 성산아트홀, 3·15아트센터 순으로 4개 지역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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