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대통령의 위기, 대한민국의 위기
[현장칼럼] 대통령의 위기, 대한민국의 위기
  • 이웅재
  • 승인 2016.11.0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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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
세상이 시끄럽다. 수년 전 인기 드라마의 대사 ‘6·25전쟁은 난리도 아니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사인이 공인의 영역을 들여다보고 이익을 챙겼어도 난리날 판에 최근 청와대발 정국혼란의 주역 최순실은 아예 사적 시스템을 구축해 공공 시스템을 허문 형국이다.

최 여인의 그림자가 드리운 기상천외한 비리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키 어려운 실정이다. 검찰 수사가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의 결과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1980년대 전국을 휩쓴 복부인들은 일개 부처의 작은 개발정보만으로도 큰 이익을 챙겼다.

그런데 최 여인은 현재 드러난 것만으로도 정책을 주무른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이쯤되면 그자리에 누가 있었더라도 크게 한 몫 챙겼을 거란 자조 섞인 비아냥이 나올만하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현 정권의 위기를 거론한다. 이 나라가 어찌되냐는 걱정이 묻어있다. 주말 어린 학생들까지 시위에 나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는 판이니 정권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기우는 아니지 싶다.

청와대발 비리로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의 도리를 누가 어떻게 적용할 지 모르게 됐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기 참 힘들다는 말이 성행하는 이면에는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심이 깔려있다.

그런데 눈을 정치판으로 돌리면 이러한 국민들의 성심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게된다.

사실 많은 국민들은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정치 지도자들이 제 몫 챙기기에 몰두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대한민국 정치계에 큰 어른이 없다는 소리가 나온다.

정말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걱정하는 정치 지도자라면 국민들이 한파에 촛불 켜고 시위하는 현장에서 “우리가 할 일 제대로 못해 이 지경이 됐다. 정말 미안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일할 테니 국민들은 가정으로 돌아가서 건강 챙기시라”고 만류하는 모습쯤은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문장이 기승전결(起承轉結)로 구성된다는 것에 빗대 나오는 말이 起承轉 돈이다. 세상사 모든 부정부패는 돈으로 결론 난다는 것을 빗댄 말처럼 현실도 그러하다.

법조인들이 비리에 연루된 것도 돈이고,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정치인의 비리도 돈을 향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봐온 우리다.

작금의 청와대발 정국 혼란을 보면서 위기는 기회란 말을 떠올린다.

권력을 이용해 번 부정한 돈은 국민 누군가에게 주어질 혜택을 가로챈 것이다. 부당한 이득에는 가혹한 처벌이 따른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면 이번 사태가 대한민국 성장의 또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그동안 뼈 빠지게 일했는지 모르겠다”며 허탈해 하는 많은 국민들께 ‘위기는 기회’란 말로 위안 삼자며 “아직은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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