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상 농민, 사비 털어 열정으로 만든 책
충북 옥천군 동이면은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농촌이다. 한때 인구 1만명에 육박하는 제법 큰 면(面)이었지만, 지금은 3천300여명이 사는 작은 시골이 됐다.
이곳에 사는 한 농사꾼이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통찰할 수 있는 책을 펴냈다. 3년여에 걸쳐 22개 마을을 이 잡듯이 훑고 다니면서 남아 있는 기록을 꼼꼼히 수집하고, 나이 든 어른들의 구증을 거쳐 만든 귀한 책이다.
책을 발간한 황진상(63)씨는 벼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민이다. 1999∼2002년 제3대 옥천군의회 의원을 지냈지만, 곧바로 생업에 복귀해 옥천쌀전업농회장을 맡으면서 19만㎡의 벼농사를 짓는다.
농사에도 시간이 부족한 그가 면지(面紙) 제작에 나선 것은 노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등지면서 인적이 사라지는 마을이 덩달아 늘어나는 게 안타까워서다.
더 늦기 전에 마을 안 서낭당이며, 강변에 즐비하던 물레방아, 배가 드나들던 나루터, 정겨운 여울과 고개 이름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싶었다.
농사지을 때도, 지인과 둘러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일 때도 그는 이웃들의 일상을 눈여겨보면서 필요한 내용은 기록과 사진으로 남겼다.
옥천군지(郡紙)에서 지역의 유래와 역사, 문화 등을 확인해 알기 쉽게 정리했고, 선거관리위원회와 학교 등에서 역대 선거 결과와 졸업생 명부까지 입수했다.
3년 동안 발품 팔아 그가 확보한 자료는 노트 50여권 분량의 기록과 1000여장의 사진이다. 이웃 후배에게 무인 항공기(드론) 구입비까지 보태주면서 생생한 지역 모습을 확보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지난달 동이면사무소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장에서 책 300여권을 주민에게 나눠줬다.
황씨는 “책이 배포된 뒤 소식을 전해 들은 출향인들이 서울과 부산 등에서 책을 보내 달라고 요청해 온다”며 “그럴 때마다 헛수고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연합뉴스
이곳에 사는 한 농사꾼이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통찰할 수 있는 책을 펴냈다. 3년여에 걸쳐 22개 마을을 이 잡듯이 훑고 다니면서 남아 있는 기록을 꼼꼼히 수집하고, 나이 든 어른들의 구증을 거쳐 만든 귀한 책이다.
책을 발간한 황진상(63)씨는 벼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민이다. 1999∼2002년 제3대 옥천군의회 의원을 지냈지만, 곧바로 생업에 복귀해 옥천쌀전업농회장을 맡으면서 19만㎡의 벼농사를 짓는다.
농사에도 시간이 부족한 그가 면지(面紙) 제작에 나선 것은 노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등지면서 인적이 사라지는 마을이 덩달아 늘어나는 게 안타까워서다.
더 늦기 전에 마을 안 서낭당이며, 강변에 즐비하던 물레방아, 배가 드나들던 나루터, 정겨운 여울과 고개 이름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싶었다.
농사지을 때도, 지인과 둘러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일 때도 그는 이웃들의 일상을 눈여겨보면서 필요한 내용은 기록과 사진으로 남겼다.
옥천군지(郡紙)에서 지역의 유래와 역사, 문화 등을 확인해 알기 쉽게 정리했고, 선거관리위원회와 학교 등에서 역대 선거 결과와 졸업생 명부까지 입수했다.
3년 동안 발품 팔아 그가 확보한 자료는 노트 50여권 분량의 기록과 1000여장의 사진이다. 이웃 후배에게 무인 항공기(드론) 구입비까지 보태주면서 생생한 지역 모습을 확보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지난달 동이면사무소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장에서 책 300여권을 주민에게 나눠줬다.
황씨는 “책이 배포된 뒤 소식을 전해 들은 출향인들이 서울과 부산 등에서 책을 보내 달라고 요청해 온다”며 “그럴 때마다 헛수고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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