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하는 도의 문정댐 부산식수공급정책

경남도가 문정댐을 건설, 댐 식수 전량을 부산·울산에 공급한다는 도의회의 업무보고에 도의원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도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르자 뒤늦게 해명하는 등 도의 식수정책이 ‘오락가락’했다. 지난 7일 열린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도가 식수 1급수 공급 추진계획을 밝히자 대부분의 도의원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도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는 정책일 뿐이며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업무보고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도는 1단계로 합천조정지댐과 중·소규모댐으로 낙동강 취수 원수를 1급수로 만들어 도민들에게 우선 하루 63만6000t을 공급하고, 2단계로 문정댐을 건설해 46만t, 강변여과수로 61만t 등 1일 총 107만t을 생산해 부산·울산시민에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의회에 보고했다. 도의회는 ‘도가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도의회는 “물을 한 번 주게 되면 끊을 수가 없고, 이는 전시용·과시용 행정이 아닌가”에 대한 준비부족을 지적했다. 또 “부산·울산에 물을 주면서 왜 지역주민 피해를 봐야 하나, 이에 대한 대책 없이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함양에 문정댐을 건설하면 남강댐이 있는 진주, 사천 등 남강댐 하류는 ‘물폭탄이 될 수 있다’. 지리산의 명승지인 용유담, 동식물 등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남강댐 하류에 홍수 피해는 불가피하다. 담수지역인 전북 남원지역 주민들과 실상사의 반대도 거세다.

도민들도 강변여과수를 먹고 있는 중에 문정댐을 건설, 부산·울산에 준다면 문제가 크다. 도가 문정댐을 건설, 부산·울산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나라 전체적인 면에서 좋은 취지지만 도민에게 우선되는 것이 아님도 분명하다. 진주, 사천 등 지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문정댐을 도가 밀어붙인다고 건설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문정댐 건설의 당위성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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