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진 소설가,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 발간
조화진 소설가,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 발간
  • 이은수
  • 승인 2016.11.0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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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화진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


조화진 소설가가 두 번째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를 펴냈다.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 ‘풍선을 불어봐’와 ‘밤의 놀이터’라는 두 편의 단편소설과 ‘실비아와 소윤’, ‘명랑한 인생’ 등의 두 편의 중편소설 등 모두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조화진의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에는 고백체 진술에 익숙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소설에 두루두루 나타나는 고백체 형식은 소설 주체로 하여금 타자의 진정성과 만나게 하는 틀로 작용한다.

“나는 북극곰이 보고 싶었다”라는 ‘나’의 진술로 시작하는 표제작 ‘풍선을 불어봐’는 명랑한 인생을 성취하기 위해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는 인물의 삶이 잘 드러나 있다. 주인공 ‘나’가 강이라는 남자를 연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조화진 소설을 관류하는 관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나는 북극곰이 보고 싶었다”라는 진술로 이 소설은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노르웨이에 가도 이젠 북극곰 같은 것은 없어”라는 친구 j의 진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편소설 ‘실비아와 소윤’의 실비아와 소윤은 같은 사람의 다른 이름이다. 소윤은 2살 때 프랑스 가정에 입양됐고 소윤의 프랑스 이름이 ‘실비아’인 것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소윤=실비아의 내면과 생모인 ‘당신’의 내면을 교차하며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다른 중편소설 ‘명랑한 인생’에서 작가는 “조용하고 평화롭고 안락하고 명랑한 인생”을 꿈꾸는 정과 그의 남편 노, 두 인물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정과 노의 시점을 교차하며 두 사람의 인생사를 세심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에 수록된 단편소설 ‘밤의 놀이터’에서도 작가 특유의 고백의 미학은 그대로 이어진다. 엄마가 예전과 달라진 이유가 궁금한 10대 화자의 시선으로 서술되고 있는 이 소설은 남편과 사별하고 옛 연인과 다시 사랑을 시작한 엄마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술자는 10대의 ‘나’이므로 이 소설은 원칙적으로 나의 관점에 철저히 종속되고 있다. 이런 서술자의 한계를 의식해서였겠지만, 작가는 연인을 향한 엄마의 마음을 한 권의 낡은 수첩에 적어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조화진의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는 상당히 건조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설적으로 소설 속 인물들에게 나타나는 건조함은 타자를 향한 강한 열망을 숨기려는 의도적인 전략일 수도 있다. 그의 인물들은 건조한 현실과 뜨거운 낭만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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