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遺憾) 남발(濫發)
이수기 (논설고문)
유감(遺憾) 남발(濫發)
이수기 (논설고문)
  • 경남일보
  • 승인 2016.11.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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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을 비롯, 신문지상에 자주 눈에 띄는 어휘가 유감(遺憾)용어다. 유감이란 말은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고 섭섭한 느낌이거나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즉 한마디로 마음에 안 든다는 뜻이다. 유감이란 말의 어휘가 왜 언제부터 사과에 사용되고 또 질책과 항의에도 사용되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유감이란 용어는 정치인들과 외교상 자주 쓰는 단어지만 사과를 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고 약간 돌려서 한 말이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범죄 혐의 전반에 상당한 공모관계가 있다는 검찰수사 결과에 변호인 유영하씨가 “검찰 발표를 봤다”면서 “지극히 유감”이란 말을 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검찰수사 발표에 대해 반발, 먼저 심히 ‘유감스럽다’ 했다.

▶외교관계와 비리니 잘못이 드러나 더 이상 발뺌할 방도가 없을 때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하는 모습이 대부분 한가지로 ‘유감스럽다’는 말을 사용한다. 공식적 사과에도 항의에도 공히 사용하는 애매한 용어다.

▶유감스러운 것을 찾아보자면 유감 아닌 게 없어 보이는 세상이다. 심지어는“법원의 판결을 따르지만 ‘유감스럽게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약방(藥房)의 감초(甘草)’격 같이 유감이란 용어가 남발(濫發)되는 것은 좋은 세상이 아니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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