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투톱’ 내세운 '미씽:사라진 여인'
‘여배우 투톱’ 내세운 '미씽:사라진 여인'
  • 연합뉴스
  • 승인 2016.11.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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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과 아이와 함께 사라진 보모 미스테리 스릴러
‘미씽: 사라진 여인’은 고민과 불안을 깊이 파고든 영화다.

이 영화 속에는 두 여성이 등장한다. 남편과 이혼 후 아이의 양육과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이자 싱글맘 지선(엄지원), 그리고 그런 지선을 대신해 아이를 친자식처럼 돌보다 아이와 함께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

어느 날 갑자기 한매가 아이와 함께 실종된 뒤 이들을 찾아 홀로 헤매는 지선의 피 말리고 살 떨리는 5일간의 여정이 영화의 큰 줄기다.

큰 줄기를 걷어내고 나면 영화는 한국사회의 난맥상을 보여준다. 워킹맘, 다문화 가정, 무능한 경찰, 외국인 범죄, 장기밀매, 의료제도, 복지문제까지 온갖 문제들이 응축돼있다. 그래서 실종된 한매의 사연을 알게 되면 더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서늘해진다.

이언희(40) 감독은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제 또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상황과 갈등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아울러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잘 모르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영화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것은 두 여배우다.

엄지원은 극 중반까지 혼자 이끌어가다시피 한다. 드라마 외주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지선 역을 맡은 엄지원은 매일 밤 파김치가 돼 퇴근하지만, 아이의 실종을 계기로 초능력같은 용기를 발휘한다. 지선이 느끼는 불안감, 먹먹함, 복수심 등 온갖 감정은 스크린 밖까지 절절하게 전해져온다.

엄지원은 “연기하면서 매 순간 이런 감정이 맞는지 많은 고민을 하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미스터리한 보모의 사연이 서서히 드러나면서부터는 공효진의 연기가 진가를 발휘한다. 극 중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으로 나오는 공효진 역시 절절하면서도 가슴 속 깊이 우러나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공효진은 한국말이 서툰 미스터리한 중국인 한매 역할을 맡아 중국어 연기를 선보인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두 남자에게 구애받는 사랑스럽고 푼수 같은 표나리 캐릭터와는 외모부터 완전 딴판이다. 중국의 시골 아가씨 모습으로, 후반부 사연이 밝혀지기 전까지 어둡고 음습하면서도 속내를 알수 없는 표정으로 등장한다.

공효진은 “감독님과 지원 언니, 저 이렇게 3명은 이 영화가 여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남자 스태프들은 여자가 아닌 엄마 이야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미세한 시각차 때문에 여자 셋이 똘똘 뭉쳐 남자 스태프들을 설득하느라 힘들었다”며 “한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여성스럽지 않고 누아르 느낌이 났다. 그래도 남자 관객에게 매력적인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싶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격과 처한 환경, 살아온 배경이 전혀 다른 지선과 한매지만 영화에서는 두 인물의 감정에 동시에 이입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명은 가해자, 또 다른 한 명은 피해자가 아니라 두 사람 모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미씽’은 여성 영화 기근에 시달리는 국내 영화계에서 보기 드물게 여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주인공들의 심리를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려내 관객들의 많은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11월 30일 개봉.

연합뉴스



 
배우 공효진이 서울 중구 메가박스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배우 이언희 감독, 배우 엄지원, 배우 공효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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