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상 깊어진 靑, 특검·탄핵 대응 흔들
내상 깊어진 靑, 특검·탄핵 대응 흔들
  • 김응삼
  • 승인 2016.11.2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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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라인 두 축 동반 사표 놓고 추측 난무
청와대가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동시 사표로 묵직한 내상을 입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피의자로 전락한 가운데 사정라인의 두 축인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의 동반 이탈은 정권의 보루가 무너지는 셈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24일 뒤숭숭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두 사람의 사표 제출은 박 대통령을 최 씨 등의 공범으로 적시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의 공식 설명이지만, 이날도 정치권에서는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강 대 강으로 대치하는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서 무력감을 느꼈다거나 박 대통령과의 마찰로 항명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박 대통령의 검찰 대면조사 불응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 수석의 사의가 항명의 뜻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런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동시 사표 파문에 대한 처리 방향 등 정국 수습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정말로 떠날 경우 정권의 둑이 무너져 붕괴 시나리오로 간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박 대통령이 조만간 사표를 반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참모들은 전했다.

사정라인의 두 축이 사임하면 안 그래도 흔들리는 공직사회가 더욱 요동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공직사회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속히 반려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도 “사표 제출은 대통령이 아니라 검찰 쪽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둘 다 반려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여전히 압박하고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염두에 두면서 막판까지 수사를 늦추지 않는 가운데 이르면 내주부터 ‘특검 정국’에 돌입한다는 사실도 사정라인의 이탈을 막아야 할 핵심 이유로 꼽힌다.

표면적으로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식 변호인으로 선임하기는 했지만, 야당 추천 특검이 지휘할 최장 120일 동안의 고강도 수사를 방어하려면 최고의 특수통 검사로 꼽혔던 최 수석의 물밑 조율과 전략적 조언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 수석이 떠나고 법무장관까지 공석이 되면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의 가세에 따라 코앞으로 다가온 탄핵 정국에서 법률적 대응이 마비될 것이란 염려도 크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어떤 법리로 대응하느냐가 박 대통령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우수한 법률 참모를 떠나보내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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