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 ‘현원차회 봉사활동’
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 ‘현원차회 봉사활동’
  • 김지원·박현영
  • 승인 2016.11.27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 혁신도시 LH를 찾아간 차 나눔 봉사활동
현원차회가 지난 15일 진주혁신도시 LH 토지주택박물관에서 차 나눔 봉사활동을 가졌다.


코 끝 시린 11월 아침, 현원차회가 찻자리를 준비해 시내로 나왔다. 대형 물통에 아름드리 다기같은 덩치 큰 소품부터 꽃장식이 붙은 요지까지 일일이 챙긴 준비물이 한 차 가득이다. 현원차회 식구들이 차와 다식을 준비해 찾아온 곳은 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 본관과 나란히 붙은 토지박물관 로비에 현원차회의 봉사 찻자리가 차려졌다.

 현원차회는 2010년부터 6년째 해마다 한번씩 봉사 찻자리를 열고 있다. 2010년 하동군에서 열린 차 행사장에서 크게 찻자리를 열어 봉사활동을 펼친 것이 계기가 됐다. 차를 나누는 즐거움으로 이어온 봉사 찻자리는 산청군, 하동군 등과 함께 진주시청, 한일병원에서도 열렸다. 정성껏 마련해온 다식을 차리고 따뜻한 차를 우려내서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은 현원당이 차문화를 향유하는 또다른 방법인 셈이다.

 올해 봉사 찻자리는 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 중 직원이 제일 많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를 찾았다. 찻자리를 펼치기로 한 토지박물관에는 커피숍이 영업을 하고 있다. 현원당 원장님 현숙씨는 봉사할 차 메뉴에서 커피를 뺐다. 봉사 찻자리가 영업에 방해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였다. 대신 직접 만든 발효차인 촉차와 달콤한 식혜, 사과향이 가미된 가향홍차를 준비했다.

 LH와 찻자리를 약속한 15일 아침, 준비물을 모두 실어 온 현원차회 류행수 회장님은 3일 전부터 다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텃밭에서 갓 뽑아낸 향긋한 생강과 블루베리, 복분자로 맛을 낸 양갱은 틀에 하나씩 찍어서 빼내야 하는 작업이라 하나하나 손이 제일 많이 간다고 했다. 튀밥과 크랜베리, 아몬드 슬라이스, 호두, 들깨를 섞어 만든 과자도 한알 한알 정성이 들어간 수제품이다. 텃밭 감나무에서 수확한 감으로 직접 만든 감말랭이와 떡방앗간에 주문해서 만들어 온 호박떡, 쑥떡도 든든한 다식으로 준비했다.

 해마다 한번씩 차와 다식을 나누는 찻자리 봉사회를 준비한다는 류회장은 “11월 쯤이 음식도 상하지 않고, 따뜻한 차를 나누기도 좋다”며 이번 봉사회는 “진주지역으로 본사를 옮겨온 공공기관도 축하하고 LH 직원들에게 지역의 차문화도 보여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찻자리 준비를 하느라 원장님과 차인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류회장은 “시국도 어수선한데 차 한잔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덧붙였다.



 
현원당에서 과자와 양갱, 감말랭이를 직접 만들어왔고 쑥떡과 호박떡을 함께 차려 푸짐한 다식을 제공했다.


 LH 사내 게시판을 통해 현원차회의 차나눔 행사를 홍보활동을 미리 해두었다는 홍보실 박현혜 과장은 직원들을 위해 직접 찾아와 차문화를 소개해 준다는 점이 무척 감사하다며 반겼다. LH 본사 직원은 물론 오가는 주민까지 시음할 수 있을 것 같아 평소 잘 접하지 못하는 차문화를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25명에 달하는 현원차회 회원 중 오늘 봉사 찻자리에는 원장님의 도반인 김혜인선생과 사무국장인 이수정씨, 회원 이선미, 김금선, 이영권씨가 참석했다. 시간이 되면 늘 참석한다는 차인들은 봉사회 활동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며 봉사활동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늘 찻자리에서 이수정 사무국장은 홍차를 담당해서 차를 마시러 오는 LH 직원들을 위해 그때그때 바로 우려낸 홍차로 따뜻하고 향긋한 차를 선사했다. 다식을 담당한 이선미, 김금선 회원은 떡과 과자, 양갱을 먹기 좋게 나눠담아 차와 함께 권하는 등 익숙치 않은 차문화를 쉽게 다가가도록 홍보활동에 나섰다.

 원장님이 ‘진주에서 차를 제일 잘 우린다’며 극찬한 도반 김혜인 선생이 촉차를 대접하는 일을 맡았다. 경남과기대에서 산림자원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김혜인 선생은 이번 봉사활동에도 직접 키우는 화초들을 가지고 나와 찻자리를 장식했다.

 유일하게 참가한 남자회원 이영권씨는 직업도 녹차관련 일을 하고 있다면서 원래부터 차를 좋아해 매번 참가한다며 “차를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 차문화를 알릴 수 있어 좋다”고 차 나눔 행사에 참가하는 의미를 설명했다.



 
LH 토지박물관을 찾은 어린이집 원생들은 때마침 열린 봉사차회를 찾아 식혜와 다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준비할 것도 많고 손도 많이 가지만 차를 나눌 수 있고 차문화를 전할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치르는 현원차회의 연례행사. 오늘은 복장까지 맞춰입은 차인들은 차문화가 낯선 손님들에게 일일이 차를 한잔씩 건넸다. 간간히 “차 드시고 가세요” 하는 우렁찬 현숙씨의 목소리가 로비에 울리고 토지박물관 단골손님인 어린이집 꼬마 아이들도 오늘은 저마다 떡하나씩을 받아들고 신나는 걸음을 옮겼다.

 오전 나절엔 뜸하던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많이 차나눔 행사장을 찾았다. 토지박물관에 근무하는 문현숙씨는 “차를 직접 우려서 먹지는 않았는데 이런 기회로 접할 수 있어 신선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직원들은 아기자기한 상차림에 “먹기 아깝다”며 휴대폰 카메라를 먼저 들이댔다.

 소문 듣고 왔다는 차 손님들을 맞아 행사는 2시까지 이어졌다. 뒤늦게 온 직원들에까지 차와 다식을 모두 나누고 나자 원장님은 정리하려면 또 1시간이라고 푸념을 하면서도 차나눔 행사에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김지원·박현영 미디어기자

 
이번 봉사차회에 함께한 현원차회 회원들. 왼쪽부터 김금선, 이선미, 이수정 회원과 김현숙 원장, 김혜인 선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