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민주주의의 위기, 철인 정치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강민국 (경남도의원)
[의정칼럼] 민주주의의 위기, 철인 정치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강민국 (경남도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6.11.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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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직접 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해 주권을 행사하게 된 것은 수많은 피와 땀으로 일궈낸 투쟁의 산물이다. 대한민국도 산업화 과정을 거쳐 민주주의의 큰 물줄기를 바꾼 6·29선언이 있기까지 많은 희생이 수반되었음은 누구나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한반도를 포함한 4대 강국의 정세를 보고 있으면 민주주의의 위기와 철인정치의 시대가 동시에 오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제도는 간접선거제도이다.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거하지 않고 대통령을 선거할 선거인단을 선거하는데 그 수는 상원의원 100명에 하원의원 435명과 워싱턴D.C 3명을 합한 538명이다. 대통령 당선은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이다. 과반이 안될 경우 대통령은 하원에서, 부통령은 상원에서 선출하게 된다. 우리의 시각에서 볼때 비민주적인 점은 ‘승자독식제’인데 어느 주(州)라도 한 표라도 많이 얻은 정당이 득표에 비례해 표를 나누는 게 아니라 선거인단 모두를 독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힐러리가 전체 득표에서 트럼프보다 12만4000여 표를 더 얻었지만 승자독식제인 미국대선 방식의 결과에 따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과 함께 세계를 양분하고 있는 중국도 권력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중국을 지배하는 8000만명의 중국 공산당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주도의 문화대혁명을 거친 뒤 권력 집중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국가의 주요 정책을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한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한 강하고 힘 있는 ‘핵심 지도자’가 중국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사실상 시진핑 주석 1인 지배체제를 기정사실화했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당 총재 임기를 ‘2기 6년’에서 ‘3기 9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당칙 개정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내년 3월 당 대회에서 개정안이 채택되면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의 꿈이 현실화된다. 국가 간 교전권과 군대 보유금지를 명시하고 있는 평화 헌법 9조 개헌을 통한 강한 일본 건설을 주장해온 아베 총리로서는 헌법 개정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었다.

‘러시아의 차르(황제)’라 불리는 푸틴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러시아만큼 민주주의에 신경을 쓰는 나라도 많지 않다고 한다. 3선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헌법규정 때문에 푸틴은 대통령 자리를 잠시 메드베데프에게 물려주기까지 했다. 개헌을 통해 스스로를 종신 대통령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여기는 국민이 많다고 하니 웃고픈 현실이다. 같은 민족인 북한의 경우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국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나마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냈다는 자부심을 가진 우리 국민은 요즘 최순실 사태를 보며 허탈감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비록 민주적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한 지도자의 리더십과 국정철학의 부재가 얼마나 국가에 치명적인 것인지를 알게 하는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 국가 번영의 중심에는 휼륭한 지도자가 있다. 최고의 지도자가 중요한 것은 이들의 국가경영 철학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강민국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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