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을 걷다 보면 심각한 국가위기 상황인 만큼이나 심각한 음식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테이블의 손님도 없이 그저 멍하니 한숨만 내뱉고 있는 식당 주인들. 혹시나 이들과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그냥 지나치기 미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경제주체들이 사방에서 신음소리를 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어렵다고 난리다. 월급쟁이들 또한 고물가 행진에 눌려 사실상 소득이 줄어들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고 하소연하기 일쑤다.
또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청탁금지법 시행 2개월이 지난 12월 초순께 조사한 결과 손님이 시행 이전보다 21.1%가 급감했다.사실 경제공급 사슬의 최전방이라 일컫는 음식점업의 불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외식 수요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식당 공급은 오히려 늘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과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비교적 진입 문턱이 낮은 식당 창업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가운데 대형 음식점을 경영하는 식당의 한 주인은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관공서 등 단체손님이 뚝 떨어져 메뉴를 바꿨다며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뻔히 예상됐음에도 밀어붙인 ‘김영란법’으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실질소득이 없고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연말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어 오랫동안 일하던 가족 같은 사람까지 내보내게 됐다”며 “정작 힘 없는 서민들만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국정이 안정되고 움츠러든 경기가 되살아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