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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축구와 탄핵
윤창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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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9  15: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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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의 에이매치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관전할 땐 국민 거의가 감독일 정도로 축구 식견이 높다. 그러다 보니 선수 차출, 경기내용 및 결과에 대한 비판과 비난도 매섭다. 감독 전술은 왜 저것밖에 안되는가, 왜 선수기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느냐 등을 따진다. 경기는 실제 선수들이 하고, 그 선수들이 게임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작전을 세우고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와 경기흐름을 조율하는 것은 감독진의 몫이다. 즉 선수와 감독진이 더 중요한 요소이지 축구팬들은 한 켠 비켜나 있는 셈이니 선수와 감독진이 제 역할을 해 주어야 좋은 경기가 가능한 것이다.

작금의 대통령 탄핵정국을 보면서 정치권과 축구의 원리가 비교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있는지, 사법부를 비롯한 감독기구는 제대로 된 견제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 등. 국민의 정치식견이 아무리 높고 나름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소위 필드에서 직접 뛰고 있는 제도권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사상누각이 된다. 좋은 정치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먼저 국민은 선출직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 아울러 이들을 견제하는 감독기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작금의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탄핵정국이라는 파행은 그동안 유권자들이 제대로 된 대표자를 선출하지 않아서이고, 설사 직책을 수행중인 이들이 능력은 갖추었더라도 국민을 위해서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견제 내지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꼭 유권자만의 탓이라기보다는 선거제도의 맹점도 한몫했으므로 제대로 된 선거시스템을 고민하고, 그들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효율적인 견제시스템 작동 등 제도개선에 머리를 맞대라는 과제를 안겨 주었다.

이번 국회의 대통령 탄핵여부 투표의 압도적 찬성은 촛불시위를 통해 분출한 민의를 반영한 결과라는 게 정설이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국민의 승리로 제도권 정치를 총체적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정치권도 정파별로 단순한 정권획득에 치중하기보다는 민의를 받들어 정치시스템 개혁 내지 제도개선에 나설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권의 향후 프로세스는 기득권층인 정치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닌 소위 민의를 반영하는 결과물로 연결시켜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국민들도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보수ㆍ진보라는 단순한 잣대에 휘둘리기보다 사안별로 국민들 삶의 양과 질이 더 나아지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광장의 촛불이 제도권 정치를 견제하는 정치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정치권이 국민을 우선시하는 제도개선에 포커스를 맞추도록 압박하고 유도해야 한다. 탄핵정국에서 정치권이 우왕좌왕했던 전례에 비추어볼 때 어쩌면 촛불시위라는 아고라 시민정신의 장은 계속 나아가야 할 것 같다. 광장의 촛불이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보이진 않겠지만 길게 보면 세상은 조금씩 발전해 있었다’는 역사성의 한 축으로 남아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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