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박 탈당, 진짜 개혁적 보수 중심돼야
새누리 비박 탈당, 진짜 개혁적 보수 중심돼야
  • 경남일보
  • 승인 2016.12.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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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김무성 나경원 등 비박계 의원 35명이 오는 27일 새누리당을 집단 탈당하기로 결의했다. 탈당파의 간사 격인 황영철 의원은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보수정당 역사상 첫 분당 사태가 현실화된 것이다. 수도권과 영남권의 비박계는 1차 탈당,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2차 탈당으로 세를 불리면서 제3지대에서 중도·보수연합을 모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집단 탈당은 예고된 사필귀정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이 보수정당 분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4·13 총선 공천 당시 사생결단으로 이뤄진 계파싸움에 비춰 본다면 뒤늦은 감도 없지 않다. 총선 참패와 박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 큰 책임이 있는 친박계는 오로지 계파 생존을 위해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감싸며 민심에 정면으로 맞서 왔다. 박 대통령은 정당 민주주의를 외면, 당청관계를 군신관계로 왜곡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박근혜 사당화에 대한 환멸이 극에 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친박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집단 탈당 발표 뒤 “박근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탈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간 수차에 걸친 경고 때 그렇게 했더라면 분당도 없었을 것이다. 비상대책위원장 지명권을 비박계에 넘겨 주겠다는 약속마저 뒤엎고 “나갈 테면 나가보라”며 막무가내로 버티었다. 환골탈태는커녕 최소한의 인적 청산마저 없었다.

비박계는 탈당을 선언했지만 앞에는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 깔려 있다. ‘보수정당의 분열은 필패’라는 말이 있을 만큼 탈당과 신당 창당은 고난의 길이다. 낡은 체제의 극복과 진정한 보수정당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새로 등장하는 보수 신당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여권발 정계개편을 강력히 촉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국 정치사에서 보수당을 박차고 나간 정치세력이 성공한 예가 없지만 비박들은 진짜로 개혁적 보수의 중심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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