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자 시인, 시집 ‘뭉클’ 발간
황숙자 시인, 시집 ‘뭉클’ 발간
  • 김귀현
  • 승인 2017.01.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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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실 때는 쌀이 남아돌아서 곤란할 때가 많았다/ 아버지 밥 그만 보내세요./ (중략) 밥상 위 허연 쌀밥 한 그릇// 식구들은 밥을 먹지만 자식들은 눈물을 먹었다// 아버지 떠나고 이젠 고향도 떠났다 (후략)’

지나간 시간과 지나오는 시간 ‘뭉클’한 심정을 손 끝으로 눌러 쓴 황숙자 시인의 시집이 발간됐다. ‘문학의전당 시인선’ 241호다.

황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흘러간 지난 것에 뭉클하면서도 지금처럼만 울컥하기를 바라는 첫 마음을 담았다. 총 4부로 이어지는 시는 각 16개 작품이 실린 1, 2부와 각 14개 작품이 담긴 3, 4부로 구성됐다.

시집을 열며 마주하는 시 구절마다 곳곳은 물기가 돈다. 사는 것이 모욕이다/ 세상의 상처들마다 눈시울이 붉다(‘일침’), 살구나무가 젖고/ 그 집이 젖고/ 오랜 기억이 젖고/ 닿지 못할 인연마저 젖고(‘장마’) ‘뭉클’하고 사무치는 구석이다.

사람의 심상과 시인의 눈에 담긴 장면이나 일상, 자연을 풍경으로 한 시들 역시 이번 시집에 묶였다. 더불어 시적 주체는 대체로 사무치는 감정, 극적인 감정을 소화한다. 이는 ‘혼몽, 지극, 땡볕, 폭우, 몸살, 일침’ 등과 같은 작품의 키워드가 시집의 표제와 어우러진다는 점에서도 알아챌 만하다.

‘뭉클’에서는 스물아홉살의 밤, 화실일기 1~3, 새는 다 어디로 갔는가, 숨는 꽃, 산나리, 화투, 봄밤 등 시작 활동이 담겼을 뿐만 아니라 진주문단 32집에 발표해 지난해 제5회 진주문학상에 선정된 ‘다시, 하롱베이’ 도 다시 만날 수 있다.

고영 시인은 황 시인의 시집을 두고 “오늘의 삶이 뭉클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시집의 첫 머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며 “시의 무엇이 시인에게 다시 ‘뭉클’과 같은 삶의 격정을 되살려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시집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황숙자 시인은 하동 출신으로 1993년 ‘시와시론’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경남시인협회 이사와 진주문협 이사·감사를 맡고 있는 그녀는 본보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경일칼럼을 연재하면서 독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황숙자 시인의 시집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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