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친박(親朴)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
오수진 ((사)경남수렵인참여연대 회장)
[특별기고] 친박(親朴)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
오수진 ((사)경남수렵인참여연대 회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1.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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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황영철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기 전에 서청원 의원 등 8인을 ‘최순실의 남자들’로 규정하고 새누리당을 떠나라고 요구했고,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4·13 총선 참패 책임자 △박근혜정부에서 당과 정부 요직에 있었던 사람 △패권적 행태를 보여준 사람들은 자진하여 탈당하라고 요구했지만 친박의 저항은 예상외로 심각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만들고 재벌들로부터 800억 원 가까운 돈을 걷어 최순실 일당에게 맡긴 사건이다.

재단 운영을 사적 인연으로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에게 맡겼고, 마사지센터를 운영하던 사람에게 국가의 스포츠 진흥을 맡긴 해괴한 사건이다.

또한 최순실 일당은 재단에 출연된 돈 중에 처분이 제한된 기본 재산을 90%에서 20%로 줄이고, 처분할 수 있는 보통 재산은 10%에서 80%로 늘려기 때문에 돈을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최씨 일당은 이와 별도로 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어냈고,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추천하여 임명했으며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 회의 일정까지 바꿨다고 하니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장관과 수석을 잘 만나지도 않았고 비서실장조차 일주일에 한 차례 만나기 힘들었으며, 외부 일정이 없는 날은 주로 관저에 머물며 집무실에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대통령에게 긴급한 보고가 있으면 자전거를 타고 대통령 관저로 달려갔다고 하니, 이조 500년사를 읽는 기분이다.

결론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대통령은 무능했으며 내각과 비서진은 존재감을 가진 적이 없었고, 무자격자들이 모여 소꿉장난 같은 국정을 해오면서 그 뒤에 최순실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돈을 챙긴 것이다.

그런데도 친박계는 국회 탄핵가결 이후 새누리당 안에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라는 당내 조직을 만들고 그 선언문에서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보호, 자아실현’이라는 거창한 말로 포장한 후 ‘배신의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한다.

이들이 국회의원인지, 철이 없는 것인지, 무슨 ‘조직원’을 자처하는지, 충성맹세를 하자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배신의 정치’는 지난해 6월 국회법 파동 때 박 대통령이 유승민 원내대표를 쫓아낼 때 쓴 용어로 ‘배신의 정치’를 타파한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려다 질 수 없는 선거를 망친 것이 4·13 총선이다.

그러나 선거참패 이후에도 친박은 반성하지 않고 아집과 독선으로 탄핵 사태까지 불러왔지만, 또다시 ‘배신의 정치 타파’를 내세우는 것은 박 대통령 지지 세력만 보고 가도 국회의원은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박 대통령 또한 탄핵소추가 된 마당에 새누리당 당적을 계속 유지할 것이 아니라. 당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자진 탈당하여 쇄신의 길을 터줘야 한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해체 수준으로 바뀌어야 하지만 친박의 역주행으로 모든 길이 막혀 있어 이대로 가면 보수정당의 명맥마저 끊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가소롭게도 우리가 물러서면 보수 전체가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친박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오수진 ((사)경남수렵인참여연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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