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는 봉’ 자존심 상하지 아니한가
‘한국 소비자는 봉’ 자존심 상하지 아니한가
  • 경남일보
  • 승인 2017.01.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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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으로 파운드화가 폭등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영국 명품들이 가격을 언제 얼마만큼 올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까지 브렉시트 여파로 파운드화가 폭락하면서 1파운드당 원화 대비 17%, 홍콩달러화 대비 9.75% 내렸다. 이에 따라 영국 명품 버버리의 경우 한국에서는 평균 9%, 홍콩에서는 10~20% 내렸다. 홍콩에 비해 한국 소비자는 봉이기 때문이다. 다른 해외 사치품 브랜드들도 한국에서는 배짱인상을 하는 반면 일본과 중국에서는 잇따라 가격을 내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케아, 폭스바겐, 가습기살균제, 비자카드 등에서도 이미 경험했다. 폭스바겐은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파문과 관련 미국에 5조원의 벌금을, 한국엔 과징금 692억원에 합의했다. 소비자보상금은 미국 47만5000대에 17조원, 한국 12만6000대에 1260억원이다.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원인은 뭘까? 첫째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한국의 소비자 보호정책이 잘 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징금 몇 푼 내면 그만인 제도 탓이다. 소비자 위주의 정책인 징벌적 배상제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 둘째, 고객들도 피해를 입었으면 단체 대응에 나서야 한다. 폭스바겐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70여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추가로 배상받을 길이 열려 있다. 셋째, 소비자들도 명품을 입어야 행세를 한다는 사고방식부터 확 뜯어고쳐야 한다. 명품을 걸치고 타야 사람 대우를 해 주는 세상, 대한민국이다. 합리적 소비가 정착된 일본이나 반부패 캠페인이 한창인 중국에서는 명품들도 눈치를 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비쌀수록 잘 팔리는’ 소비심리를 이용해 배짱장사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명품만 걸치고 있으면 대우해 주는 세태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의 소비자는 영원한 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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