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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올랭피아와 표창원
김중위 (전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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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2  2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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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랭피아’는 19세기 중반에 프랑스에서 흔히 쓰던 매춘부의 이름이다. 이 이름을 따서 사실주의 화가이면서도 인상파 화가로 알려진 에두아르 마네가 그림 한 폭을 그렸다. 당연히 그림제목이 ‘올랭피아’다.

마네는 이 그림을 그리기 전에 이미 이와 비슷한 퇴폐적인 그림을 그려 많은 평론가들로 부터 몰상식적인 작품이라는 혹평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또다시 더러운 창녀를 그렸다는 이유로 숱한 야유와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 왜 그랬을까? 그림을 보면 이해가 된다.

색조가 우선 밝지가 않다. 알몸으로 누워 있는 여인의 뒷 배경이 어둡고 침침한데다가 그녀가 쓰고 있는 침대는 싸구려 냄새가 난다. 보통은 나뭇잎으로 앞을 가리는 것으로 이해되곤 하던 부분도 자신의 손으로 덮고 있다. 그러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꽃을 들고 온 흑인 하녀의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입을 약간 벌린 채로 눈동자는 “지금 뭐 생각하고 있는 거에요? 꽃이 왔는데!”라는 듯이 원망스러운 표정이다. 어두운 색조의 한 귀퉁이 배경에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를 하늘로 치켜세운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 어설픈 광경을 쳐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검은 고양이의 치켜든 꼬리는 남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이 그림 전체를 조망해 보면 지금 막 어느 난봉꾼이 건네준 꽃을 하녀가 받아들고 올랭피아에게 전해주려고 침대 앞에 왔으나 올랭피아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거들떠보지도 않자 하녀가 놀라고 있는 그림이다. 마네는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시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고 놀란 것은 작품의 질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부패와 성적 퇴폐에 대한 고발정신에 있었다고 말이다. 이 말이 맞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최소한 마네가 죽지 전까지는 지독한 성병에 걸려 고생을 한데다가 죽을 무렵에는(51세) 자신의 다리를 잘라내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는데 그 또한 성병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이 올랭피아를 패러디 한 그림을 표창원이라는 더불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 전시한 것이 말썽이 되었다. 올랭피아를 어떻게 패러디 했기에 문제가 되었을까!

그것부터 보아야 설명이 될 것이다. 매춘부 그림의 머리 부분을 잠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로 바꾸고 최순실이가 주사기를 꽃다발처럼 들고 서 있는 뒤편에는 세월호가 침몰해 가는 장면이 보인다. 세월호 사태가 발생한 하루 동안에 있었다고 하는 박대통령의 행적을 비웃는 그림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림 제목도 ‘더러운 잠’이다.

그러나 반응은 간단치 않았다. 새누리당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이라고까지 비난했다. 또 일부에서는 “표창원 의원은 지난해 대정부 질문에서 ‘잘생긴 남자경찰관의 여학교배치’가 문제라는 식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며 더 이상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여성의원들마저 “여성 대통령 여성 정치인에 대한 혐오와 성적 대상”으로 흐를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우려했다.

이들 주장을 종합해 보면 ‘반여성적’인 ‘성폭력수준’으로 국회의원으로서는 일탈행위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혹평을 한다. 그러자 이제는 언론에서마저 문재인 전대표가 영입한 첫 번째 작품이랄 수 있는 표창원 의원이야 말로 앞으로 “문재인의 킬러가 될 수 있다”고 꼬집고 나섰다. 국회의원의 행동 하나 하나가 이렇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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