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화의전당 ‘홈리스의 도시’ 전시회
김해문화의전당 ‘홈리스의 도시’ 전시회
  • 김귀현
  • 승인 2017.02.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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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주거난민의 삶 소재…‘도시의 그늘’ 파고드는 작업
내달 홈리스의 도시(The City of Homeless) 지역순회 전시 출발선을 김해문화의전당이 끊는다.

김해문화의전당은 윤슬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내달 7일부터 26일까지 전시 ‘홈리스의 도시’를 개최한다.

‘홈리스의 도시’는 독립 큐레이터 목홍균이 기획한 전시다. 그는 단순한 건물의 의미를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최초의 세계가 상실된 상황’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전시는 아시아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21세기형 난민의 삶, 그 삶을 이끄는 배후의 상황 등을 다룬다.

이번 전시에서는 10여 개국 작가 15인이 참여해 현대 도시와 주거 난민, 인간의 기본적 생활조건 등을 영상과 사진, 설치 작업으로 선보인다.

중국 작가 심치인(Sim Chi Yin)은 세계적인 사진 에이전시 세븐(VII)과의 협업을 통해 베이징 지하벙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 ‘쥐종족(Rat Tribe)’을 내놓았다. 그 공간적 구분을 넘어 사회와 격리된 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냈다.

2012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스위스 건축가 그룹 U-TT(어반싱크탱크)는 베네수엘라 수직형 무허가 공동체 주민들과 함께한 ‘토레다비드(Torre David)’를 전시한다. 

한편 독일 작가 파비안 브룬싱의 1분짜리 영상(Pay & Sit Private Bench)에서는 금속 징이 설치된 벤치를 보여준다. 한 남성이 이 벤치에서 쉬는 모습이 나온다. 동전을 넣으면 벤치 안으로 이 쇠못이 밀려들어가 앉을 수 있다. 하지만 정해진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사용 종료를 알리는 알람이 울림과 함께 쇠못이 돋는다.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남성의 모습에 홈리스가 처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담았다.

노숙자를 몰아내기 위해 건물 유리창이나 주변에 뾰족한 쇠 스파이크를 설치한 건축주에 맞서 미국, 영국 작가들이 간이침대나 책장을 놓는 반스파이크 작업의 영상들은 이와 배치돼 ‘저항의식’을 보여준다.

또한 조영주 작가는 남편의 폭력 등에 못 이겨 집을 떠났지만 자식을 버린 모진 여자로 낙인찍혀 버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가정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작가와 소통하는 작품도 마련돼 있다. 레고코리아와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Jaye Moon 작가의 진행형 건축적 설치작품 ‘함께 만드는 집’이다.

‘홈리스의 도시’는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모사업 우수전시로 선정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아르코 미술관에서 전시를 마친 이후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올해 첫 지역순회를 앞두고 있다.

집의 의미가 변질된 지금, 전시는 보금자리에 대한 불안감과 이를 기반으로 태어난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오후 2시부터는 도슨트 설명과 함께 관람 가능하다. 관람 문의 320-1263, 1261.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파비안 브룬싱의 영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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