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현실적이고 도움 되는 성교육 필요해
이진우(진주교대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현실적이고 도움 되는 성교육 필요해
이진우(진주교대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2.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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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까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기억이 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아기가 생긴다.’ 적어도 10시간 이상은 들었을 성교육 내용을 요약하면 저 한 문장이 끝이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이라고 해도 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를 알아보는 것이 전부였다. 요새 학교 성교육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이쪽 방면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사회적 분위기상 큰 차이는 없으리라 짐작된다. 지난 2015년 교육부가 학교 교육에서 적극적으로, 그리고 실정에 맞는 성교육을 하자는 취지로 ‘성교육 표준안’을 발표한 것을 보면 적어도 2015년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준안마저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안에서 교육부가 인용한 자료에 의하면 데이트 비용을 지불한 남자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그 여자와 성관계를 가져도 된다고 여긴다고 한다. 내용의 진위여부조차 상당한 의문이 생기지만 저런 내용의 자료를 인용했다는 점 자체도 문제가 있다. 표준안에서 데이트 성폭력의 가해자가 남자라고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반발에 부닥쳤는지 본 내용은 곧 데이트 성폭력의 원인항목에서 삭제됐다.

성교육 표준안 문제에서 알 수 있다시피 현재 우리의 성교육은 상당히 미흡하고 구시대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여전히 사회에는 성이 조심스럽고 부끄러운 영역이라는 인식이 많은 것이다. 독일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실제 피임기구를 가지고 실습을 하는 등의 성교육을 실시하며, 일본은 성병 예방법도 함께 교육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피임은커녕 ‘아이는 어떻게 해서 태어나는가’에 대한 지식도 알려주지 않는다.

성폭력과 관련된 내용 역시 남자는 가해자라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처법도 ‘싫다는 의사표현을 명확히 한다’, ‘건전한 옷차림을 하고 다닌다’는 식의 현실성 없는 내용이 적지 않다. 성교육과 관련해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찾아보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의 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초등교사가 될 사람으로서 앞으로 내가 가르칠 학생들도 교과서적이고 실질적이지 못한 성교육을 받을 것 같아 우려된다. 성교육은 부끄럽고 쉬쉬하며 넘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인식과 지식을 전수해줘야 예기치 못한 성문제, 그리고 성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진우(진주교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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