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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인생 3모작 시대를 준비하자
김진석(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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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7  17: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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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2세, 의학의 발달속도를 볼 때 머지않은 미래에 평균수명이 90세에 달해 ‘센테네리안(centenarian·100세인)’을 흔히 보는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2030년이면 평균수명이 100세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100세 시대는 그냥 오래 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족관계, 주거, 일자리, 복지 등 개인의 삶과 모든 사회시스템을 100세 시대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인생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과거엔 60세만 되어도 환갑잔치를 벌였다. 60세 이후를 여생이라 불렀다. 세상 살 만큼 살았으니 남아 있는 삶은 덤이고 자투리란 의미다. 그런데 남은 삶이 30년이 넘는 때가 오고 있다. 삶의 3분의 1이상이나 되는 시간을 자투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다. 이쯤되면 2모작이 아니라 3모작의 인생설계가 필요하다.

인생 3모작을 구분해 보자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세 등분해 1모작 시기는 탄생으로부터 30세 정도까지로 성장하고 배우는 시기이고, 2모작 시기는 30~65세 정도의 시기로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시기일 것이다. 3모작은 인생을 정리하는 65~100세까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3모작 시기가 중요한 것은 인생을 마무리 짓기 위해 현명하게 정리해야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현실적 여건은 녹록하지 않다. 퇴직 전후에는 가정 대소사가 밀려든다. 자녀 교육이나 결혼 등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고, 고령 부모의 의료비도 지원해야 한다. 직장을 나온 후에도 뭉텅뭉텅 들어가는 생활비에 혀가 나올 지경일 것이다. 보통의 경우 아파트 한 채와 약간의 금융자산만 있을 뿐인데 그런 아파트마저도 가격이 떨어지고, 팔려고 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 재산증식이 용이한 것도 아니다. 저금리·저성장으로 재테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뭔가 달라지고 바뀌지 않으면 인생 3모작은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주위 고용환경이나 수명이 길어지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율곡 이이는 인생의 3대 불행을 ‘초년출세’, ‘중년상처’, ‘노년빈곤’이라고 했다. 500여년이 지난 지금의 3모작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금언이다. 초년출세는 젊어서 출세한 사람은 종종 독선과 아집에 빠지거나 교만해지기 쉽다. 중년상처는 중년에 배우자와 갈라서거나 잃게 되면 삶의 전반에 충격이 밀려오고 피폐한 인생 후반부를 살기 쉽다. 노년빈곤은 노년에 돈이 없으면 사회적 관계의 상실을 가져오고 건강을 해치기 쉽다는 것이다. 이들 인생 3대 불행을 한꺼번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선진국에서는‘앙코르 커리어(encour career)’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것은 시니어들이 사회에 공헌하면서 적당한 임금을 받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은퇴해서 일로부터의 해방을 꿈꿔 왔다면 이제는 은퇴 후 일을 통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노인에 대한 시각이 사회적 비용을 잡아먹는 부담스러운 존재에서 생산적 주체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앙코르 커리어의 새로운 트렌드를 슬기롭게 맞이해야 한다. 인생 3모작 시대를 위해 자신이 원하는 일,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뜻깊게 마무리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아울러 취미활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즐기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평온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훌륭한 인생이 될 것이다.
 
김진석(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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