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말이란
[월요단상] 말이란
  • 경남일보
  • 승인 2017.02.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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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말이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교양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문적인 용어를 활용해서 멋지게 포장하기보다는 듣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기 위해선 신념에서 우러나오는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배려해야 하는 건 아닐까? 아무런 가치가 없고, 남을 헐뜯거나, 남을 속이는 말보다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어야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진실과 도리에 맞는 말은 생명력을 가짐으로써 사람을 움직일 수 있지만, 거짓말은 설득하는 힘이 없으므로 사람을 움직이기란 어렵다고 생각된다.

무슨 말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사람의 자세와 자격도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말할 땐 그 말이 힘을 가질 수 있지만,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말을 한다면 별로 중요함을 느끼지 못한다. 가령 말의 뜻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주체와 자격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도덕적 의식이 있을 리가 없고, 몸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이 순결을 말할 자격이 없듯, 거짓말쟁이가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그 말에는 실속이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깨끗하고 올바른 사람이 진실을 외칠 때 그 말은 살아있는 반면,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 진실을 외칠 때는 하나의 연극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짓으로 꾸미는 언어를 경계할 수밖에 없다. 오직 말을 할 땐 신념을 가지고 해야 만이 힘과 생명력이 있다. 말이 말로서 서려면 첫째로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가도 잊지 않아야 한다.

말이 진정으로 올바르고 확실하다는 인상을 얻으려면 그 누구와도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향기를 풍길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입에서 나오는 말은 힘이 없으므로 마음을 움직이려고 한다면 신념에서 솟구치는 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교만한 태도는 반대하고 논박만 살뿐, 남을 존중하는 태도로 삶의 깊이와 넓이에서 향기가 풍기듯 그렇게 하는 말이 좋다는 뜻이다. 아무리 믿음이 가는 말이라도 잘난 체하고 삼가는 태도가 없다면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찌르지 못하고 심금(心琴)또한 울릴 수 없다.

많은 말보다도 한 마디의 말일지언정 힘이 있고 깊은 뜻이 있도록 해야 한다. 내면의 교양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간다면, 그 말은 진실로 옳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무엇을 누가 말하고, 어떤 태도로 말하는가도 중요하겠지만, 말이 말로서 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을 곰삭히면서 영혼의 조화에서 이루어져 풍겨 나오는 향기인 듯 그렇게 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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