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 화해하기
안승빈(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관리원가관리처 차장)
이번 생에 화해하기
안승빈(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관리원가관리처 차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2.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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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승빈

예전에 아는 사람 중에 끝이 안 좋게 이혼한 사람이 있었다. 끝이 좋지 않게 헤어지다 보니 엄마가 아이들에게 아버지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했고 순진한 아이들은 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말을 옮기다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었다. 서로 얼굴만 보면 미간이 찡그려지고 큰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미운 전 남편, 시어머니와 이번 생에 서로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으면 다음 생에 악연으로 또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줬다.

아이들에게 전 배우자 욕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 감정은 작용·반작용의 상호작용이라 한 쪽에서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상대편과 화해가 가능하고 이번 생에 그 인연을 끝낼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먼저 한발짝 다가서야 한다면 상대편보다는 내가 먼저 손 내미는 것이 빠를 것이다. 다음 생까지 인연이 이어지는 것이 싫었던 탓인지 결국 화해했다고 전해들었다.

SBS ‘미운 우리 새끼’를 보면 김건모 형제와 허지웅 형제도 사소한(본인들 입장에서는 심각한) 사유로 형제간 의가 상해 오랫동안 안 보고 살았다고 한다. 허지웅 형제의 경우 8년간 서로 안 보고 살다가 이번에 화해하기도 했다.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도 사람들이 싸운 이유도 기억 못하면서 서로 안 보고 살다가 나중에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므로 살다보면 서로 마음이 상할 수도 있고 싸울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감정도 상하고 단순히 안 보고 사는 것이 최선인 것 같지만 이것이 올바른 해결방법은 아니다. 지금 당장 부딪히기 싫어 회피할 뿐인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 골은 더 깊고 넓게 파일 것이다.

그러므로 싸우고 어느 정도 감정이 가라앉은 후 서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상대방에게 조근조근 설명하고 서로의 입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저 상대방 탓만 하고, 상대방은 가해자고 나는 피해자라는 생각만 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조금이라도 노력해 보자. 다음 생이 있어 그 안 좋은 감정으로 또 서로 얼굴 붉히며 사는 것보다는 이번 생에 화해하고 다음 생에 깨끗이 새로 시작하는 것이 서로 좋지 않을까.

 

안승빈(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관리원가관리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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