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감상은 삶의 영양제
[월요단상] 감상은 삶의 영양제
  • 경남일보
  • 승인 2017.02.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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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살다보면 때로는 수많은 세파에 흔들리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갈대처럼 잘도 일어서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한다. 다만 나이를 많이 먹어갈수록 너그럽고 꽃처럼 마음이 아름다워져야 함에도 지나친 욕구나 욕심 때문에 아름답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조금씩 마음을 비우고 유연하게 자기를 자연에 맡긴 채 여유를 가지는 것이야 말로 더 진한 아름다움인데도 말이다.

우리 인간도 자연을 대하는 겸손함과 자연에 순응하며 스스로 고개 숙일 줄 알아야 한다. 꽃과 자연을 바라보고 눈부신 무의자연(無爲自然)속에 진실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을 감상하면서 순수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그럼에도 우린 아무런 느낌이 없는, 연민과 사랑과 공감 등에서도 관심이나 흥미가 없듯, 그래서 참으로 모질다는 말을 듣는 건 아닐까. 때로는 따뜻한 인정도 잃어버린 채, 슬픔도 남의 슬픔도 아무 상관이 없는 듯 그냥 무관심으로 살아간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삶이란 추론이 이치에 맞거나 아니면 이치나 논리에 합당한 것보다는 비논리, 비합리적인 것으로 현실에 맞게 살아가는 삶이 더욱 유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활동과 그 작품이 그렇고, 사랑과 미움은 알 수 없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끼리의 감정은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가 생각이나 이치에 맞는, 즉 논리에 합당한 걸 강하게 주장하느라고 비논리, 비합리의 절묘함이나 신비의 중요함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긴다거나 아니면 아예 무시하여 왔는지도 모른다.

진실로 자신의 삶에서 감상에 대한 자아를 잃어버린다는 건 가장 큰 불행이기도 하다. 자신과 관련이 없다면 그 무엇이든 감성도 가질 수 없는, 오직 이해관계를 따져 자기만을 생각한다면 감상이라는 걸 생각할 수조차 없다. 물론 마음속에 일어나는 생각에 따라 인정이란 게 피어날 수도 있겠지만,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것도 이치나 논리에 합당한, 생각이나 추론이 이치에 맞는 이해관계를 따지기보다는 별 볼 일 없는 감상일지라도 그곳에서 촉촉하게 피어난 살아 있는 꽃이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

감상이란 우리의 삶에 윤리적 이상을 실현해나갈 수 있는 영양제이기도 하다. 살아 숨 쉬는데 한 순간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면서도, 실제는 그 값을 알지 못하여 가장 무가치하게 잊고 사는 흙이나 공기 같은 존재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감상이라 해도 그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감상이란 마음의 영양제로써 우리의 삶에 있어서 누구나 지니고 있는 본디의 따뜻한 마음으로 인생을 인생답게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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