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200여척 욕지도서 해상시위
어선 200여척 욕지도서 해상시위
  • 허평세·이웅재기자
  • 승인 2017.03.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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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EEZ 바닷모래 채취연장 중단 촉구
감사원 감사청구·국민서명운동도 계획
속보=남해 EEZ 바닷모래 채취중단을 외치는 어민들의 절규가 담긴 뱃고동 소리가 남해바다를 뒤덮었다.

15일 오후 통영·삼천포수협을 비롯한 전국 91개 수협 소속 조합원, 도내 어민들이 정부의 바닷모래 채취기간 연장에 반대하며 선박을 이용한 대규모 해상총궐기대회를 벌였다.(본보 3월 15일자 4면 보도)

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진 후 어민들이 대규모 해상시위를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열린 총궐기에는 규모가 작은 연안 어선들은 정박한 포구나 가까운 바다에서 바닷모래 채취 연장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에 나섰다.

경남, 부산, 울산지역 대형선망, 대형기선저인망, 기선권현망, 근해통발수협 소속의중대형 어선 200여척은 통영시 욕지도 골재채취단지 부근까지 나가 해상 시위를 했다.

이른 아침 선적항을 출발한 이 어선들은 애초 골재채취현장에서 시위할 계획이었으나 해역에 내려진 풍랑주의보 때문에 1시간가량 떨어진 욕지도 남쪽의 국도 주변으로 장소를 바꿨다.

이들 선박에는 ‘모래 그만 퍼가라 수산물 계속 먹고 싶다’, ‘바닷모래 퍼 나르면 어족자원 말살 된다’는 등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낮 12시 50분께 바닷모래 채취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일제히 30초간 길게 3차례 뱃고동을 울렸다. 낮임에도 조명을 밝혔고 바닷모래 채취 현장을 몇 차례 돌며 해상 퍼레이드를 벌였다.

앞서 삼천포수협은 오전 10시 삼천포수협 선어 위판장 앞에서 조합원과 어업인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 기간 연장 규탄 및 철회 요구 집회’를 가졌다.

홍석용 삼천포수협조합장은 “정부는 지난달 28일 전국 어업인들의 결사반대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의 채취 중단 결의문 채택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 및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기간 연장을 끝내 강행했다”며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국토와 바다는 우리 국민 모두의 삶의 터전이자 자손대대로 물려줘야할 자산인데 편협한 경제논리에 빠져 미래세대가 누려야할 수산자원을 바다모래와 교환토록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홍 조합장은 “수산업을 철저히 외면하고 소외시키다 못해 천길 낭떠러지로 밀어 넣고 있는 그동안의 정부 행태를 바라보며 우리 어업인들은 자괴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지금 당장 바다모래 채취 기간연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송 남해EEZ바닷모래채취대책위원장은 “바닷모래 채취로 생존기반이 무너지는 어민들의 처절한 절규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전국 수협이 사상 처음으로 동시 해상 총궐기를 열게 됐다”며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어민들의 절박함을 국민들께서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대책위측은 어민들의 반발, 전문가와 국회의 지적에도 바닷모래 채취를 강행하는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감사원 감사청구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어민들은“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고 완전 중단과 피해해역 원상복구가 관철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바닷모래 채취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 사이트를 열고 국민들과 함께 반대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허평세·이웅재기자



 
어민들의 해상시위
정부의 바닷모래 채취 연장 조치에 반발하는 어민들이 15일 통영시 욕지도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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