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저(私邸)
정승재 (객원논설위원)
사저(私邸)
정승재 (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3.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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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이 전에 살던 집으로 이사하였다. 그 와중에 청와대 내의 관저와 구별한다는 의미로 사저라는 표현을 자주 듣게 되었다. 한문의 뜻대로 개인집인데 그냥 집 혹은 자택으로 표현하면 될 일을 굳이 사저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아리송하다.

▶일시적 공직을 맡은 사람의 임시 거처인 공관 혹은 관저가 따로 있을 때는 그런 표현이 자연스럽지만 지금의 경우는 어울리지 않은 표기다. 물론 한문표현이 더 어울리고 품격이 있어 보이는 경우도, 불가피한 상황도 있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 ‘폼’ 잡는 듯한, 권위적 요소가 게재된 한문식 표현이 너무 많다.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굳이 오찬과 만찬으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지위가 높은 사람은 취임이나 집무실로,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것은 부임이나 사무실, 굳이 만남이나 약속을 접견 혹은 면담으로 해야 폼이 날까.

▶직위를 나타내는 호칭에도 그런 잔재가 많다. 주요 정당의 우두머리를 총재라는 이름에서 대표로 바꾼지도 꽤 됐다. 사회기관 및 단체서 총재라는 호칭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아직도 많다. 세기의 독재자 히틀러의 호칭으로 군주의 뜻이 담긴 ‘퓌러’(Fuhrer·총통·總統)에서 유래한 대통령(大統領)이라는 명칭도 좀 압제적으로 들린다. ‘모두를 거느리고 통치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음이다. 영어로는 회사대표나 나라의 대표나 모두 ‘President’다.
 
정승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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