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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66> 고성 무이·수태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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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4  02: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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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암 금동약사대불과 한려수도, 버킷리스트 목록에 오른 장면이다. 


중국 복건성과 강서성 경계에 있는 무이산(武夷山·548m)은 주자(1130~1200년)가 성리학을 일으킨 곳이다. 그는 이곳에다 무이정사를 짓고 자연과 함께하며 학문에 심취했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중국 5대 명산이라는 명성에서 보듯 천하절경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해 천상의 무릉도원으로 꼽힌다.

고성 무이산이 중국 무이산에서 왔다. 조선후기 관찬지리지인 ‘여지도서’ 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고성현 부분에 무이산의 지리적 위치가 나와 있고 산 아래에는 ‘사수’와 ‘백록동’이 있음을 언급했다. 사수(泗水)는 현재의 사천천을 말하는데 중국 공자의 고향 곡부지역에 흐르는 강이다. 백록동(白鹿洞)은 당 시대 주자가 세운 사립학교 백록동서원이 있는 고장이다.

고성에 이런 지명이 등장하는 것은 공자와 주자사상 중국의 산수에 매료된 유학자들이 우리의 산수도 비견된다 하여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런 지명들은 고성 외에도 경북 영양군 입암면, 전북 순창군 팔덕면 등 전국 산간계류에 수 십개가 있는데 당시 중국지명 따라하기가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성 무이산은 이러한 유래 외에도 남해를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량도 망산, 달마산 등 바다와 직접 맞닿은 곳과는 달리 내륙으로 더 들어온 곳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묘미가 있다.

또 연계산행하는 수태산과 돌구산, 문수암, 보현사 약사여래대불도 볼거리이다. 특히 문수암에는 한국 근대불교 조계종의 주춧돌을 놓은 진주 출신 청담스님의 사리탑이 모셔져 있다. 문수암자 뒤에는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석벽 사이로 문수, 보현 두 보살상이 나타나 문수단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 진주출신 청담스님의 사리탑


▲등산로;무선리 무선마을→산소→문수암→청담스님사리탑→무이산→편백나무 숲→아스팔트로(10m)→군막초소→수태산(반환)→문수암 약사전·약사대불→돌구산(하산)→호반레스토랑→무선로를 따라 300m이동 원점회귀.

▲오전 10시, 무선 2길 무선마을 입구가 등산로 초입이다. 마을 앞엔 아담하고 정감 넘치는 송림과 호수가 있다.

사시사철 마을사람들의 청량한 쉼터가 돼주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이런 풍광을 가진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호수 주변에는 전원주택과 이련정이라는 가든, 레스토랑을 갖춘 숙박시설도 있다.

마을입구 문수식당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머리 위에 우뚝하게 선 검은 산 실루엣이 내려다보고 있다. 제법 높게 느껴져 만만치 않은 산행을 예고한다.

문수암 0. 8.6㎞, 등산로는 산허리를 에둘러 올라간다. 능선에 산소를 지나고 출발 49분 만에 문수암에 올라선다. 올망졸망 섬들이 위치한 한려수도 앞바다의 전망이 가슴을 열게 한다.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섞인 궂은 날씨는 아쉬움이다.

신라 성덕왕 5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문수암은 산명이 수려해 예부터 해동의 명승지로 명성을 떨쳤다. 신라 국선 화랑들이 이 산에서 심신을 연마했다고 전해진다. 근세에는 청담스님이 주석(駐錫)했다. 문수암 주변 작은 봉우리, 자연 소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작은 공간을 만들어 청담스님의 사리탑을 세웠다.

 
   
▲ 기암절벽아래 위치한 문수암


현대 한국 불교 조계종단의 기초를 닦은 진주 출신 청담스님은 1955년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을, 1966년 통합종단 2대 종정을 지냈다. 1971년 11월, 70세에 도선사에서 입적했다. 정화를 통한 불교의 정통성 회복과 불교 현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청담대종사전서’ 총 9권의 저서가 있다. 2002년 진주 소재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 청담사상연구소가 설립됐다.

속가에 부인을 두고 출가한 그는 어느 날 고향에 왔다가 간절히 원하는 어머니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부인과 하룻밤을 보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묘엄스님이다. 스님 역시 성철 종정의 권유로 윤필암에서 머리를 깎았다.

오전 11시 9분, 무이산에 오른다. 정상석은 따로 없고 산불감시초소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남쪽으로 문수암 약사전 대불상이 보이고 와룡의 왼쪽귀라는 좌이산, 그 뒤로 한려수도와 섬들이 펼쳐진다. 죽기 전에 봐야 할 풍경으로 선정된 장면이다.

삼천포항 방향에는 아스라이 상사바위가 있는 천왕봉, 새의 마지막 안식처 새섬봉, 민두룸한 민재봉을 거느린 와룡산이 보인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나타나는 이정표에 수태산 1.2㎞를 가리킨다. 고성 문수암 소방무선중계소 옆으로 돌아서 조금더 내려서니 누군가 소나무에 수목장을 했는지 마른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오전 11시 25분, 이번에는 초록이 성성한 편백나무지대를 지난다. 밀식한 탓에 크게 자라지 못해 간벌작업이 필요한 숲이었다. 숲속엔 편백특유의 향기가 온 몸에 와 닿는다.

 
   
 


숲의 끝에 갑자기 아스팔트도로가 나온다. 산 아래에서 문수암까지 올라오는 도로인데 주변에 식당도 있다. 수태산에 가려면 길을 건넌 뒤 다시 산으로 붙어야 한다.

오전 11시 49분, 산등성이에 위치한 군막초소. 외벽을 장식했던 얼룩무늬는 수십년 세월에 빛이 바랬다. 호기심에 내부를 들여다보니 부엌이 딸린 2평 남짓한 작은방이 있었다.

1970년대 반공방첩 일환으로 군인이나 예비군들이 향토방위를 위해 활용했던 공간이다. 종전 후 65년이 돼가는 데도 작금의 한반도에는 아직 화약냄새 진동하는 전운이 돌고 있다.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이 하늘 위로 핑핑 날고 그걸 부숴야하는 방어용무기가 배치되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남북은 서로 대치해 있고 첨단 무기들은 인류를 멸망시킬만큼 넘친다.

이 군막초소를 조금 지나 오르면 능선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이 수태산, 왼쪽이 문수암 약사전과 돌구산 방향이다.

수태산(570m)까지는 산책로 같은 조붓한 길이 이어진다. 한 무더기 군락을 이룬 편백나무는 누군가 옮겨심은 것으로 보이는데 사람이 살았었던지 돌담까지 있다.

오후 1시, 정상에서 휴식 후 자리를 털고 일어서면 척번정이란 특이한 지명을 가진 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하나 있다. 수태산에서 직진하면 향로봉(479m), 취재팀은 향로봉길을 버리고 반환해 보현사로 발길을 옮긴다.

 
   
▲ 기암절벽을 배경삼아 남쪽바다를 바라보고 앉은 문수암


축구경기장만한 크기의 주차장이 나타난다. 그 뒤로 보현사와 약사전 약사대불이 위치해 있다. 주차장이 많은 것은 그만큼 신도가 많은 대찰이라는 의미다.

문수암 약사대불은 동양 최대의 금불상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약사전을 떠나 능선길을 탄다. 보현사는 발아래 산 중턱에 있다. 등산로 옆에 부서진 연이 널부러져 있다. 지난 정월대보름에 산 아래 안땀마을에서 날려 보낸 연인 듯 보였다.

예부터 시골 아이들은 겨울철엔 연날리기를 즐겨했다. 정월대보름이면 달집태우기와 함께 그동안 사용했던 연을 띄운 뒤 줄을 끊어 산 너머 마을로 날려 보냈다. 연에는 소원을 적거나 산 너머에 살고 있는 외가집이나 지인에게 전할 소식을 적어넣기도 했다. 산 넘고 강 건너 대륙을 넘어 대양을 날아가는 스마트폰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과거 우리에게 그런 정감넘치는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

돌구산을 지나면 곧장 하산길이다. 오후 2시, 하산 후 호숫가로 난 길을 따라 300여m 이동하면 무선마을이다. 송림 앞 호수에 논병아리 한 쌍이 인기척에 ‘후두둑’ 날았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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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벽을 배경삼아 남쪽바다를 바라보고 앉은 문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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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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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군인들이 사용한 군막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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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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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암 금동약사대불과 한려수도, 버킷리스트 목록에 오른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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