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생리불순은 여성 건강의 적신호
최원준(경상의대 산부인과)
[객원칼럼] 생리불순은 여성 건강의 적신호
최원준(경상의대 산부인과)
  • 경남일보
  • 승인 2017.03.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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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불순은 정상 생리의 범주를 벗어나는 경우로 정의된다. 생리불순은 외래환자의 약 30%, 부인과에 의뢰된 갱년기 혹은 폐경 여성의 70%를 차지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생리불순의 원인은 연령에 따라 그 원인이 다양하고 임상적 중요성이 다를 수 있으므로 환자 연령에 맞춰 진단 및 치료적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리불순의 증상은 첫째, 생리주기가 21일 미만으로 짧아지는 경우이다. 이는 황체기 결함이나 배란의 이상에서 발생할 수 있다. 둘째, 40일 이상 생리주기가 길어지는 경우이다. 방치하면 무월경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셋째, 생리를 하지 않은 경우인데 임신이 아닌 경우에는 다양한 신체적 이상을 암시하기 때문에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무월경이 지속되면 심하게는 조기폐경 및 난임까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생리양이 너무 많은 경우이다.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다양한 자궁질환을 의심할 수 있으며, 빈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음파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다섯째, 생리와 무관한 출혈이 있는 경우인데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의 부인과 종양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춘기 소녀에게서 발생하는 생리불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생식기축의 미성숙이다. 가임기 여성, 즉 19~39세의 여성에서는 임신과 관련된 출혈이 가장 많지만 자궁 근종, 용종 등의 구조적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과도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비만 등에 의한 무배란성 출혈이 최근에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폐경기 전후에는 난소기능 저하에 의한 생리적 무배란성 출혈이 가장 많은 원인이지만 자궁내막 위축,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100명중 4명이 생리불순과 관련해 병원을 찾았다. 전체 진료인원은 2008년 35만8000명에서 2013년 36만4000명으로 늘어 연평균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가장 많고, 30대, 40대 순이다. 미혼여성에서 나타나는 생리불순의 원인은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스트레스 증가나 체중감소에 의한 시상하부 장애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되고 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난소의 가장자리에 여러 개의 난포가 생기는 질환으로 난소의 크기가 증가하고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게 돼 생리불순 및 난임을 초래한다고 알려진 질환이다. 미혼여성에서 보이는 생리불순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하며, 체중감량 및 호르몬 치료가 시행돼야 한다. 과다한 스트레스에 의해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나 극단적인 체중 감량 후 본인에 대한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갖는 거식증으로 이환되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와 함께 협의 진료를 해야 한다.

생리불순은 단순히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여성의 건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생리불순의 원인을 살펴보아야 한다. 각 연령에 맞은 원인을 감별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점 또한 매우 중요하다.
 
최원준(경상의대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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