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나에게 보배의 도시
오광섭(국방기술품질원 시설자산실장)
진주는 나에게 보배의 도시
오광섭(국방기술품질원 시설자산실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4.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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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섭

국방기술품질원은 1981년 7월 1일 창설 이래 서울에서 나름대로 문화와 복지 등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5년 노무현정부가 균형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당시 공공기관 176개를 지방으로 강제 분산 이전을 추진하는 특별법을 제정, 강력하게 추진했다. 국방기술품질원도 포함되어 어쩔 수 없이 생각지도 않은 진주로 이전하게 되었다. 이전이 결정된 순간 직원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멘붕에 빠지게 되었다.

이후 절차와 계획에 따라 진주혁신도시에 청사를 신축하였고, 2014년 5월 12일 이전을 시작하여 6월17일 준공식과 함께 진주남강시대가 열렸다. 이전 당시 혁신도시의 모습은 인프라 조성이 되지 않은 황량한 도시로 서울 환경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살기 힘든 유령의 도시였다. 당시 이전한 기관은 중앙관세분석소와 국방기술품질원 둘뿐이었다. 변변한 음식점 하나 없고, 밤이면 가로등도 없는 썰렁한 도시였다. 회식을 할 때는 물론 간단히 소주라도 한잔하려면 하대동, 상대동 등 다른 지역의 음식점을 찾아다녀야 했다. 그 지역의 이름있는 음식점에 가게 되면 낯익은 사람(직원)을 수시로 볼 수 있었다. 혁신도시 지방이전은 우리를 강제적으로 솔로(홀아비, 과부)로 만들었다. 갈 곳 없는 솔로들은 낮에는 혁신도시로, 밤에는 다른 지역으로 맴돌다 각자의 보금자리(원룸, 기숙사 등)로 복귀하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이같은 모습은 이전 초기에 다수 직원들의 모습이었고, 나의 자화상이었다.

그러던 중 더 이상은 방랑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아 나만의 생활을 찾고자 고심했고, 이를 위해선 사고의 전환이 필요했다. 그 일환으로 매주 금요일이면 서울로 가던 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 한 주는 필자가 상경했고, 한 주는 아내가 여행하는 마음으로 진주에 내려오기로 했다. 그 결과 진주를 자주 접한 아내는 진주를 좋아하게 되었고, 아예 진주로 내려왔다. 진주에서의 아내와 둘만의 시간은 서울에서의 삶과는 전혀 다르게 여유로운 삶을 살게 했다. 사내 독신자숙소에서 나왔고, 아파트를 분양받아 진주시민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진주에 정착하기로 결심하고, 그 실천을 위해 혁신도시 내 택지를 취득하여 현재 건축설계가 진행 중이며 후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웠던 필자에게 제2의 고향으로 정착한 진주는 보배의 도시가 되었다.

 

오광섭(국방기술품질원 시설자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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