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대학언론은 탄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유준(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대학언론은 탄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유준(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4.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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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 탄압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최근 모 대학에서는 주간교수에게 기사를 ‘허락’받아야 함은 물론이고, 입맛에 맞지 않으면 기자의 동의 없이 기사를 잘랐다. 특정 소재로 기사를 쓰라고 강요했고, 주간교수가 직접 조판실로 들어와 학보의 검토가 아닌 제작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 대학에서는 조금이라도 학교 측에 비판적인 기사가 작성되면 학보를 강제로 수거했다. 또한 대학언론 중 하나인 교내 방송국 방송 송출도 같은 이유로 막는 일이 일어났다. 소름 끼치는 일이다.

과거는 달랐다. 대학언론은 탄압받은 기성 언론에서 하지 못하는 말을 했다. 그 당시 학보는 대안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물론 그 시절 황금기를 제쳐놓더라도 지금의 대학언론은 혼수상태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북한의 언론과 다를 바 없다.

북한의 언론은 사전적 의미로 ‘노동당과 북한 정부를 대변하는 북한의 신문, 정부 기관지, 라디오 방송 등 언론 매체’라고 나와 있다. 한 번씩 TV에서 북한 뉴스를 보면 체제에 대한 찬양뿐이다. 정부의 입장과 반대되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 이유는 북한 정권에서 권력 유지를 위해 모든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고 억압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대학 측에서의 행실이 이와 유사하다. 주간교수를 통해 언론을 대학 홍보지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유는 뭘까. 정답은 잘못된 구조에 있다. 전국 대학언론 전·현직 간부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데드라인’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의 학보사 중 총장 직속이 ‘54.7%’, 홍보처 소속 ‘10.3%’, 학생처 소속 ‘16.3%’로 나타났다. 단 ‘18.4%’만이 독립된 기관으로 존재했다.

이러한 구조 탓에 대학본부를 쉽게 비판하기는 힘들다. 대부분의 학생기자들이 ‘총장특별장학금’을 받고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어떻게 언론의 올바른 역할인 권력에 대해 감시를 하겠는가.

당장 변화해야 한다.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다. 북한 정부와 유사한 언론 탄압,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지성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대학언론의 구조개선은 제일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유준(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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