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왜 나는 그를 흠모하는가?
박상재 (진주서진초등학교장)
사마천! 왜 나는 그를 흠모하는가?
박상재 (진주서진초등학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4.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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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사마천(BC145-90)은 한무제 때 사람으로 그 이전 3000년의 역사를 포함하고 있는 최초의 중국통사를 쓴 위대한 인물이다. 사기는 중국 최초이자 동양 최초의 역사책이며 그는 역사의 ‘성인(聖人)’이라 불린다.

사마천은 태사령인 사마담의 아들로 태어났다. 사마담은 태사령으로 봉선의식에 참가하지 못한 울화로 숨을 거두며 자기가 못다한 위대한 역사서의 저술을 사마천에게 부탁한다. 사마천은 “천하에 잊혀진 옛일들을 모조리 망라하고 그것을 비교 검토해 성공과 실패, 흥기와 파멸의 이치를 고증하고 싶다”라고 친구 임안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술하고 있다. 스무 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3년 동안 전국을 여행하며 실증적 정신을 길렀으며, 당시의 최고 학자인 동중서와 공안국의 가르침을 받아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길렀다. 이 모두가 위대한 역사가로 만들려는 아버지 사마담의 치밀한 교육애에서 비롯됐다.

사마천은 47세 때 인생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되는 ‘이릉변호사건’에 휘말린다. 명장 이광의 손자로 흉노족과의 전투서 포로로 잡혀 흉노족의 훈련대장이 됐다는 소식에 분노한 한무제는 처남이자 토벌대장인 이광리를 살리기 위해 이릉을 ‘작전상 실수’라고 변호한 사마천을 희생양으로 삼아 사형을 언도한다. 죽음을 면하는 방법은 50만 전의 돈을 내거나 남성의 성기를 절단하는 ‘궁형’이다. 사마천은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죽음보다 수치스러운 궁형을 택한다. 궁형을 받은 사마천은 “이것이 내 죄란 말인가! 내 죄란 말인가!” 탄식하며 그 울분을 사기의 집필에 쏟는다. 이렇게 하여 사기는 사마천의 몸과 마음, 영혼의 결합으로 탄생됐다.

세상의 부조리를 개탄하고 ‘믿음을 보여도 의심하고 충성을 다하여도 비방한다’며 억울한 심경을 표출한다. 부당한 억압을 딛고 통쾌하게 복수한 인물을 대거 등장시키고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준 사람이면 누구나 기록에 넣어 영원한 보통사람의 편에 선다. 사마천은 기원전 90년 집필 후 55세 전후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추측되며 52만6500여자, 130권으로 인류문화재에 등록돼 ‘분노의 붓에서 탄생한 위대한 기록정신의 결정체’라고 불린다. 성경과 함께 가장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이며 사마천의 피를 먹고 탄생했다. 짙어가는 봄의 길목에서 죽음보다 더한 치욕을 영원한 아름다운 이름으로 승화시킨 사마천의 말을 떠 올린다. “술왕사 지래자(述往事 知來者)”라 “지난 일을 기술하여 다가올 일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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