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 곤두세웠던 어느 관객
촉각 곤두세웠던 어느 관객
  • 김귀현
  • 승인 2017.04.1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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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현기자
김귀현기자
제35회 경남연극제가 밀양서 막을 올리던 날 관객석에 섞여 있었다. 경연 성격을 띤 본 공연에 앞서 연희단거리패가 식전 공연으로 광대극 ‘변두리극장’과 현대 무용단 USD의 ‘비상, 새로운 도약’ 공연이 이어졌다.

촉각을 곤두세운 건 그때부터였다. 본 공연이나 식전 공연에 시선을 빼앗겼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식전 공연이 펼쳐질 즈음에는 얼추 관객들이 자리를 잡은 뒤였다. 하지만 앉은 사람들이 오가고, 없던 사람들이 객석 앞을 채우면서 공연에 집중만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애써 뚫어져라 무대를 쳐다봤지만, 무대 앞을 오가는 인사들의 모습에 객석 여기저기서 소란이 일었다.

다소 요란스러운 입장에 이어 축사와 인사가 이어졌다. 꼭 필요한 차례였겠지만 이는 직후에 다시 관객들의 집중을 깨는 계기가 됐다.

개막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우르르 비워지는 앞 좌석 때문이었다. 극단 장자번덕의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공연을 막 앞두고 있던 때였다. 몇몇 관객은 이를 두고 신소리를 나누기도 했다.

1년에 한 번, 200명이 넘는 경남 연극인이 오르는 무대였다. 첫 공연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는 아쉽기만 했다. 물론 극이 시작되면서 이내 빨려들었지만 내내 아쉬웠다.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대표 극단으로 나설 단 한 팀의 극단을 뽑고자 14개 극단의 경연이 펼쳐진 곳. 그곳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부스럭대기도 미안한, 치열한 공연 때문이었으면 했다. 같은 생각을 한 관객들은 올해 경남연극제 개막일에 대한 기억을 내년도 꺼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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