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산과 들에는 형형색색의 꽃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완연한 봄이 왔음을 알린다. 상춘객들은 산으로 들로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러 다니며, 농촌에서는 한 해 농사준비에 여념이 없다. 만물이 소생하고 봄기운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이때, 매년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있다. 바로 산불이다. 봄철은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이 시기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습도가 50% 이하일 때가 많고, 바람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작은 불씨라도 순식간에 대형화재로 확대될 수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임야화재 중 절반 이상이 봄철에 발생하였다. 발생원인은 입산자의 실화, 쓰레기 소각, 담배꽁초, 논·밭두렁 태우기 순으로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불의 발견은 인류문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현대생활에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지만 파괴와 재앙의 원인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사용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 산불의 원인은 부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무엇보다 시민들의 기본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칙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둘째, 논·밭두렁 소각 행위를 자제하자. 예로부터 봄이 되면 논·밭두렁에 해충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질렀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면 해충류는 11%가 방제되지만 농사에 도움을 주는 거미와 같은 천적 곤충류는 89%나 죽는다고 한다. 이러한 소각행위로 인한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어 화재의 원인이 된다고 하니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경상남도 화재예방 조례에 따르면 신고되지 않은 산림인접 지역 및 논과 밭 주변 소각으로 소방차 출동 시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산불은 봄철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기후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 원인은 사람들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인재라고 할 수 있다.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언제나 자연에게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상춘객이나 농민 등 우리들 스스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기두(진주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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