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지낸 텃밭서 초라한 홍 후보 경남1위 득표
도지사지낸 텃밭서 초라한 홍 후보 경남1위 득표
  • 경남일보
  • 승인 2017.05.1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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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가 초라하게 도민의 지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후보의 경남 득표율은 37.2%(79만491표)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36.7%(77만9731표)보다 0.5%p 앞서며 가까스로 1위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경남에서 비록 최다 득표라는 체면은 살렸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상처투성이다. 전통적인 보수텃밭으로 그간 과반 이상의 지지에다 경남지사를 지내다 출마한 만큼 압도적인 득표를 자신했다.

홍 후보의 경남 37.2%는 대구(45%)·경북(48%)에 비하면 초라한 득표다. 홍 후보는 지난 2014년 6·4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 때 58.8%를 득표했다.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36.0%)를 22%p나 앞서며 여유 있게 따돌렸다. 하나 탈당파로 이뤄진 바른정당 의원이 다수 포진된 것도 부담이었다. 대선 막판 탈당파를 복귀시켰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상태였다. 선거운동원들이 유승민 후보를 응원하다 하루아침에 홍 후보로 바뀌면서 혼선도 컸다.

도민들이 홍 도정에 대한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지사 임기 내내 진보진영과 부딪히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대선 득표율을 뜯어보면 사실상 패배한 1위다. 재임중과 선거기간 중에 막말도 심했고, 도지사 보궐선거도 무산시켰다. 무상급식 중단 직후 미국 출장 중 ‘황제골프’ 논란과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추진 당시 측근인사들이 줄줄이 구속,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 수수 진실공방으로 민심도 싸늘해졌다.

경남이 보수정당을 지지해주는 도민이 많다는 점을 믿고 10년 가까이 너무나 방만한 행동을 해온 결과다. 선거 때마다 심각한 고민 없는 친박공천 등이 지금 같은 무력·무능한 정당을 만들었다. 오만·아집으로 벌인 4·13 총선의 진박 소동으로 대통령이 최악의 탄핵·구속이 됐고, 지형변화로 텃밭에서마저 희미해져가는 자유한국당의 현실이다. 경남이 더 이상 보수의 텃밭이 아니다는 말도 나온다. 처절한 반성과 쇄신을 통해 합리적 대안정당으로 거듭날지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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