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거문화 파티 같았죠"
"한국 선거문화 파티 같았죠"
  • 연합뉴스
  • 승인 2017.05.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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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칼럼니스트 팀 알퍼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출간
영국인 칼럼니스트 팀 알퍼(40) 씨는 2006년 영국 축구 정보사이트의 프리랜서 기자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1년만 머물 생각이었지만 역동적인 한국인과 다채로운 한국 음식의 매력에 빠져 아예 눌러앉았다. 12년째 한국에서 사는 그는 최근 한국 생활 기록과 영국과 한국 문화의 차이점 등을 유머러스한 글에 담은 책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를 펴냈다.

 책 출간을 기념해 서울 광화문에서 알퍼씨를 만나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최근 치러진 선거는 그의 눈에 너무나도 즐거웠다고 한다. 우선 선거일이 공휴일로 지정되는 점이 좋았다.

 “영국에서는 일부러 선거일에 쉬지 않아요. 선거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면 투표 안 하고 여행 가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주말도 피하고 주말과 붙은 날도 피해 일부러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선거하죠. 영국에서 오는 6월에 총선이 예정돼 있는데 그것도 좀 특별한 케이스죠. 여름 휴가가 지난 다음에 아이들 학교가 개학하는 9월이나 10월에 많이 하거든요.”

 한국만의 독특한 선거 운동도 선거가 주는 재미다. 지하철 입구에서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인사하는 사람들이나 옷을 맞춰 입고 트로트 음악에 맞춰 열심히 춤을 추는 선거운동원들 같은 선거 풍경은 영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왜 그렇게 정치를 지루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이번 선거에는 투표권이 없어 아쉬웠죠. 영주권이 있지만 지방선거만 할 수 있거든요. 12년이나 살았고 세금도 많이 내는데…. (웃음)”

 그는 한국에 오기 전 프랑스와 스페인, 우크라이나 등 여러 국가에서 살았다. 굳이 한국에 정착하기로 생각한 이유는 뭘까.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모든 게 영국과 다르니까 재미있었죠. 그러다 1년 정도 지나니 다 불편하고 싫었어요. 거기서 조금만 더 지나니 다 편해졌어요. 오히려 이젠 영국에 가면 불편해요. 왜 한국엔 이런 게 있는데 영국에는 없는 건가 생각이 들죠. 물론 한국이 완벽한 나라는 아니죠. 완벽한 나라는 세상에 없어요. 그렇지만 한국이 이젠 저에게 가장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어요.”

 물론 여전히 한국이 불편한 것들도 있다. 미세먼지, 빠르게 다니는 오토바이, 고기 위주의 회식 문화가 특히 그렇다. 처음 왔을 때와는 많이 바뀌긴 했지만 빨리 달리는 오토바이는 여전히 무섭고, 회식 자체가 싫지는 않지만 채식주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휴가를 길게 가지 못하거나 초과근무비를 주지 않는 야근 문화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그는 한국에 계속 살 계획이다.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하는 요즘, 사람들은 그에게 영국이 훨씬 좋지 않느냐고, 남들은 떠나고 싶어하는 한국에서 왜 사느냐고 묻는다.

 그는 대답으로 ‘저쪽의 풀이 항상 더 푸르다’(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라는 영어 표현을 소개했다. 우리 식으로 하면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정도의 의미다.

 “이민 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른 나라에서 불편한 것은 생각 못 하고 여기서 나쁜 것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한국 사람들은 외국의 좋은 면만 보는 것 같아요. 한국이 천국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라마다 다른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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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칼럼니스트 팀 알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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