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일섭 ‘살림하는 남자들2’ 화제집중
배우 백일섭 ‘살림하는 남자들2’ 화제집중
  • 연합뉴스
  • 승인 2017.05.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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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내 길인 가봐요. 몇십년 혼자 산 것처럼 편안하고 익숙해요.”

‘졸혼’(卒婚) 얘기는 하지 말자는 당부가 있었다. 하지만 대화의 절반 이상이 자연스럽게 ‘졸혼’과 관련돼 흘러갔다. 그렇다고 인터뷰 후 ‘편집’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연기생활 52년의 백전노장이다. 올해 나이 일흔셋. 백일섭은 모든 수를 다 염두에 두면서도 물 흐르듯 이야기를 토해냈다.

백일섭을 최근 이태원에서 만났다. 그는 방송에 함께 출연 중인 5개월 된 애완견 제니를 데리고 나왔다. 인터뷰 내내 사방에 뛰어다니는 제니를 흐뭇하게 바라본 그는 “쟤 때문에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른다”며 “제니 덕에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 “졸혼이 뭔지 몰랐다…원망도 미움도 사라져”

“난 졸혼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냥 별거 아닌 걸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내가 역마살도 있고 해서 이제 집에서 나와 살고 싶다고 한 거였는데 그게 바로 ‘졸혼’이라고 하더라고요. 방송을 앞두고 굉장히 우려를 많이 했어요. 혹시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있을까 봐. 그런데 웬걸 반응이 좋더라고요. 옛날보다 팬이 더 많이 생겼어요. 특히 아줌마들이 부러워하더라고요.”

일흔셋의 나이에 혼밥, 혼술, 혼잠을 하는 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듯한데, 돌아온 답은 정반대였다.

“사실 집에 있을 때부터 오랜 기간 아내와 대화가 단절됐어요. 술 마시고 들어가는 날이면 ‘나 언젠가 말없이 나갈거다’라고 예고하다가 그걸 결국 실행에 옮긴 거죠. 너무 편해요. 아들하고도 오해했던 부분이 풀리면서 관계가 좋아졌어요. 이번에 방송하면서 아들과 처음으로 깊은 대화를 해봤어요. 며느리랑 따로 밥도 먹어봤고. 그동안은 바쁘기도 했고 내가 집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외계인이었어요. 아이들은 커가면서 아버지는 참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난 해 달라는 것 다 해주면서 아쉬운 거 없이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집에서는 나왔지만 난 변한 게 없어요. 그대로죠. 애들에 대한 사랑도.”

그는 졸혼을 하면서 딸과 절연한 사연도 방송에서 공개했다.

“딸과의 관계도 언젠가는 좋아질 거라 믿어요. 딸이 애 셋 낳고 잘 살고 있는데…. 딸과의 이야기도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 “있는 그대로의 날 보여줘 속 시원”

그는 졸혼과 관계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평탄하지 않았던 성장과정도 방송에서 공개했다. 4남매의 장남인 그에게 엄마가 세 분이라는 사실이 이번에 알려졌다. 동생들의 어머니가 다른 것이다.

“이번에 방송을 통해 동생들과 처음으로 오랜 시간을 같이 있어 봤고 얘기도 많이 해 봤어요. 40여년 교류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여행도 간 거였죠. 그동안은 아버지 제사 때도 동생들이 한 번도 안 왔는데, 내년부터는 아버지 제사 때 다 모이기로 했어요. 굳이 밖으로 얘기할 필요는 없었지만 항상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내 모든 것을 다 보여줘서 이제는 속이 다 시원해요.”

그는 이처럼 방송에서 가정사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그게 일상생활이니까 안 보여줄 수가 없다. 완전히 묻어버릴 수가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하지 않아도 됐을 아픈 이야기를 다 해버렸지만, 그는 방송을 통해 얻은 것도 많아 보였다. 아들, 이복동생들과의 관계 회복도 그렇고, 애완견을 통해 얻은 기쁨도 크다. 그가 애완견 제니를 키우게 된 것도 ‘살림하는 남자들2’를 위해 낸 아이디어였다.

◇ “‘꽃할배’로 카메라에 단련…앞으로 더 보여줄것”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은 경험에서 오는 여유와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그는 자신의 집에 카메라를 더 설치하라고 제작진에게 요구했다. 어떻게 하면 걸러진 것만 방송에 내보낼까 고민할 것 같은데 정반대다. 그가 자신을 관찰하는 카메라에 익숙한 것은 tvN ‘꽃보다 할배’ 덕분이다.

“‘살림하는 남자들’의 경우는 드라마보다 더 리얼한 드라마죠. 50여년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 백일섭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거잖아요. 앞으로 더 보여줄 거에요. 프로그램이 좀 떴다고 하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요.(웃음)”

연합뉴스



 
KBS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 출연 중인 배우 백일섭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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